재택근무 효율을 높이려면

일하는 공간과 생활하는 공간을 분리한다.

by 지식전달자 정경수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녀간 사무실과 건물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방역을 합니다.

대기업에서는 이미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곳도 있고, 네트워크로 일하는 시스템을 갖춘 중소기업도 사무실이나 현장에서 처리해야 하는 일이 아니면 재택근무를 권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작업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교대 근무로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고요.

아무래도 일하는 공간이 바뀌면 왠지 어색하고 그 공간에 적응하기까지 업무 효율이 떨어집니다.

재택근무의 효율을 높이려면 생활하는 공간과 일하는 공간을 분리해야 합니다.

그럴 수 없다면 '공간 정리'를 생활화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에 이미 홈 오피스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일본에는 꽤 오래전부터 주방이나 거실 한쪽에 책상을 놓고 컴퓨터, 팩스, 사무용품을 갖추고 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미국의 재택근무와 일본의 재택근무가 다른 점은 미국은 집이 넓어서 방 하나를 사무실로 쓰거나 차고나 창고를 개조해서 일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반면, 일본은 생활하는 공간을 정리하고 업무 공간으로 만듭니다. 일본 가정에서 일하는 모습은 애니메이션과 영화에도 종종 나옵니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일시적으로 재택근무를 하지만, 앞으로는 재택근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디서 일하든지 업무 효율을 높이려면, 공간을 정리하는 게 우선입니다.



일하는 사람에게 장소는 매우 중요하다. 일을 하는 공간이라고 하면 직장인은 사무실을 떠올린다. 제조 업체나 물류센터 등의 시설을 갖춘 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자기에게 익숙한 설비나 기계가 있는 곳을 떠올린다. 발로 뛰는 세일즈맨은 고객을 만나는 곳이 일을 하는 공간이다.

고객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일하는 사람들은 자동차를 사무실로 사용한다. 세일즈맨이나 컨설턴트, 제품을 설치 또는 수리하는 전문가들은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기 때문에 일하는 공간이 계속 바뀐다. 일하는 데 필요한 서류와 사무용품, 갈아입을 옷, 음식 등을 차에 가지고 다니면서 고객과 약속이 없는 시간에 차에서 서류를 작성하고 업무를 정리한다. 차에서 고객에게 제안할 자료를 준비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에게 일하는 공간은 자동차다.


할 일 목록을 쓸 때도 일하는 공간은 중요하다. 거의 모든 사람이 할 일 목록에 할 일과 그 일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 일을 하는 과정•방법만 적는다. 그 일을 하는 장소를 적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자기가 일하는 공간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장소를 적지 않는다.


장사를 할 때 장소가 중요한 것처럼 어떤 일을 하든지 그 일을 하는 장소가 중요하다. 1인 기업가, 사무직, 생산직, 서비스업 종사자, 작가 등 혼자 일하는 사람도 저마다 일을 하는 공간이 있다. 혼자 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작은

사무실을 떠올린다. 일하는 데 필요한 용품과 서류를 보관하거나 시설이 필요한 사람은 사무실이나 작업실이 필요하다. 컴퓨터만 있으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든지 일하는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과거에 벤처기업 창업 붐이 일어나면서 한 동안 소호 사무실(SOHO, Small Office Home Office)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소호는 집의 한 부분을 사무실로 꾸며 놓고 일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거실이나 주방 한쪽에 책상을 놓고 일하는 공간으로 꾸며서 노트북과 프린터만 놓으면 일하는 공간이 된다. 처음에는 이 정도로 만족하고 충분히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트북을 놓을 자리만 있으면 좁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본격적으로 일을 하면 서류가 쌓이고 필요한 도구도 늘어난다. 공간을 넓히기는 어렵고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작은 책상을 붙이거나 컴퓨터를 이용해서 일을 하는 공간과 작업을 하는 공간으로 구분한다.


거실이나 주방 한쪽에 노트북과 몇 가지 사무용품만 놓으면 일하는 공간이 된다. 노트북을 놓을 자리만 있으면 좁은 공간에서도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혼자 일하는 사람은 집에서 방 하나를 사무실로 꾸미는 것을 선호한다. 집에서 일하면 사무실을 따로 구하지 않아도 된다. 사무실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임대료, 관리비 등을 줄일 수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혼자 일하기로 결심한 사람들은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구해서 사무실과 생활공간으로 이용한다. 집을 사무실로 이용하면 장점이 많다.


출퇴근하면서 낭비하는 시간과 돈, 에너지를 일하는 데 쓸 수 있다. 사무실에서는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택배·우편물을 받는 동안 집중력이 흐트러지지만 집에서는 꼭 해야 하는 일, 중요한 일에 몰입할 수 있다. 아이를 돌보며 일할 수도 있다. 집에서 일하는 장점을 극대화하려면 일과 생활을 철저하게 분리해야 한다.

무라오카 마사오 지음, 이수경 옮김, 《지금 바로 정리하라》, (새로운제안, 2002), 199쪽


집안일은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다. 아이를 돌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쌓아둔 빨래, 치우지 않은 식탁, 어질러진 거실을 그대로 놔두고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일하는 공간과 생활하는 공간을 물리적으로 분리해야 한다. 사무실 임대료를 아끼려고 집에서 일하기로 했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도 있다. 집에서 일하기로 마음먹었어도 도저히 집중할 수 없다면 거실이나 주방 한쪽이 아니라 방 하나를 사무실로 만들거나 임대료가 저렴한 공동 사무실을 알아보는 편이 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부터 미니멀리즘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정리수납 컨설턴트의 역할을 매체에서 보도했다. 다큐멘터리로 보여주기도 하고 집을 방문해서 안 쓰는 물건을 정리해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기획해서 보여주었다.


미국에서 정리수납 컨설턴트가 1980년대부터 보편화된 이유는 집을 사무실로 꾸며서 쓰는 홈 오피스가 전체 기업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리수납컨설턴트협회(NAPO)에 등록된 컨설턴트만 4,200명이 넘는다. 정리 컨설턴트는 집을 사무실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불필요한 서류, 청구서, 잡동사니 등을 정리해준다.

윤선현 지음, 《하루 15분 정리의 힘》, (위즈덤하우스, 2012), 20쪽


우리나라에도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는 욕구가 늘면서 ‘워라밸’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과거에는 사무실에서만 일을 했지만 스마트기기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갖춰지면서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사무실에서 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당분간은 코로나 사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를 하는 거라도 재택근무의 일 효율을 높이려면 미국의 홈 오피스처럼 일하는 공간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출처

정경수 지음, 《혼자의 기술》, (큰그림, 2018), 65~66쪽


참고문헌

무라오카 마사오 지음, 이수경 옮김, 《지금 바로 정리하라》, (새로운제안, 2002), 199쪽

윤선현 지음, 《하루 15분 정리의 힘》, (위즈덤하우스, 2012),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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