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하는 데 꼭 필요한 것

규칙을 만들고 규칙을 지키기

by 지식전달자 정경수

모든 글쓰기 수업에서 '매일 규칙적으로 쓸 것'을 공통적으로 강조한다. 영감이 떠올랐을 때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매일 쓰다 보면 영감이 떠오른다. 그러면서 무라카미 하루키 일화를 소개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6시간 정도 글을 쓰고 오후에는 수영과 마라톤을 한다. 그는 전업작가가 되기로 하고 하루 종일 앉아서 글을 쓰면서 체중이 급격하게 늘었고 담배도 하루에 세 갑 이상 피웠다. 건강이 염려된 그는 생활방식을 바꾸기로 하고 담배와 술을 끊고 규칙적인 생활을 시작했다.


걸작을 남긴 유명한 작가는 대부분 규칙적으로 글을 썼다. 베르베르 베르나르는 8시부터 12시 반가지 규칙적으로 10페이지 분량의 글을 썼다. 직업이 변호사였던 존 그리샴은 아침 5시 30분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아침에 글쓰기를 마치고 출근해서 변호사 일을 했다. 존 그리샴은 글쓰기에서 할 것(do), 하지 말 것(don't)을 명확하게 구분했다. 할 것은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꼭 쓸 것',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매일 쓸 것', '문장을 압축하려고 애쓰지 말고 쓸 것'이다. 하지 말 것은 '플롯을 짜느라 고민하지 말 것(일단 쓸 것)', '서문부터 쓰지 말 것(본문부터 쓸 것)', '유의어 사전에 집착하지 말 것', '첫 문단에 등장인물을 너무 많이 등장시키지 말 것'이다.

스티븐 킹은 매일 10페이지씩 썼다. 그가 글쓰기를 쉰 날은 크리스마스, 독립기념일, 자기 생일이었다고 한다.




작가에게만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한 건 아니다. 규칙은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

혼자 일하기로 마음먹고 직장을 그만두거나 재택근무를 신청한 사람이 얼마 못 가서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거나 다시 사무실로 출근하는 이유는 스스로 규칙을 만들지 않거나 규칙을 만들고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원하는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축복이다. 단, 시간을 효율적으로, 결과물을 효과적으로 만들 경우에만 축복이다. 혼자 일하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규칙을 꼭 지켜야 한다.



사건 기준(event pacing) 규칙과 시각 기준(time pacing) 규칙

시간에 관한 규칙은 사건 기준(event pacing) 규칙과 시각 기준(time pacing) 규칙이 있다. 사건 기준 규칙은 일이 있을 때 일을 하고 졸릴 때 잠을 자는 것이다. 시각 기준 규칙은 정해놓은 시간이 되면 행동하고 정해놓은 시간이 되면 행동을 멈추는 것이다. 두 가지 규칙 가운데 어떤 규칙도 상관없다. 규칙을 정하고 실천하면 된다.


_brunch_alone_cover.jpg 사건 기준 규칙은 일이 있을 때 일을 하고 졸릴 때 잠을 자는 것이다. 시각 기준 규칙은 정해놓은 시간에 일하는 것이다. 두 가지 규칙 가운데 어떤 규칙이라도 정해놓고 지키면 된다


직장, 학교 등 우리 사회는 대부분 시각 기준 규칙을 따른다. 일출과 일몰, 인간의 체내 시계도 시각 기준 규칙을 따른다. 시각 기준 규칙은 자연의 흐름에 따르는 규칙이다. 하지만 자연의 흐름에 따르기보다 일을 더 빨리, 더 많이 하려고 규칙을 만든다.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Pixar)에서는 영화를 개봉하는 시기를 정해놓고 철저하게 지킨다. 픽사는 1995년에 처음으로 장편영화 <토이스토리>를 선보였다. 올해 4편까지 나온 <토이스토리>는 1편이 나왔을 때, 컴퓨터 기술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전통적인 영화 제작 기법을 활용했다는 측면에서 영화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평가했다.


1995년에 개봉한 <토이스토리> 1편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올렸고 작품성을 인정받아 오스카상도 받았다. 기술과 작품성, 흥행 모든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픽사는 <토이스토리> 수준의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영화를 만드는 데 무려 4년이나 걸렸다. 아무리 영화가 훌륭해도 4년마다 영화를 한 편 내놓는 제작사는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픽사는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규칙을 만들었다. 첫 번째, 제작사로서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만한 수익을 만들기 위해 해마다 새 영화를 출시한다. 두 번째, 영화 흥행 수익과 관련해서 가족 단위 관람객이 찾는 성수기, 추수감사절에 맞춰서 영화를 출시한다.

도널드 설•캐슬린 M. 아이젠하트 지음, 위대선 옮김, 《심플, 결정의 조건》, (와이즈베리, 2016), 119~120쪽


픽사는 인력을 충원하고 분산 배치해서 한 팀에서 영화 제작을 시작하고 다른 팀에서 다음 해 새로운 영화 제작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영화 제작 공정을 만들었다. 여러 해가 지난 후에 해마다 영화를 내놓는 규칙을 지킬 수 있었다.


1년마다 영화 한 편을 내놓는 규칙이 성공한 이유는 주기적인 목표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긴장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규칙은 다음에 할 일을 기다리느라 빈둥거리는 시간을 없애주고 할 일을 제시간에 마치도록 해준다.


출처

정경수 지음, 《혼자의 기술》, (큰그림, 2018), 51~53쪽


참고문헌

도널드 설•캐슬린 M. 아이젠하트 지음, 위대선 옮김, 《심플, 결정의 조건》, (와이즈베리, 2016), 119~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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