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와 행복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두 가지 실험

함께 있으면 행복하고 혼자 있으면 불행할까?

by 지식전달자 정경수

코로나 사태로 많은 사람이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중입니다.

교육 일정도 취소되었고, 박물관과 미술관도 휴관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4월부터는 임시로 문을 닫는 극장도 있다는데요.

제가 코로나 사태를 실감한 건 2월 중순 이후부터니까 한 달이 훨씬 지났네요.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 퇴근길에 술집, 음식점에 사람들이 보이더군요.

거리두기에 한계를 느낀 사람들이 확률적으로 걸리지 않겠다 싶으니까 먹고 마시는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아파도 학교와 회사는 간다"라고 했는데 요즘은 "아프면 쉰다"로 바뀌었답니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야 즐거운 건 맞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역병이 창궐하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엔 가지 않는 게 좋겠죠.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80년 동안 연구 중인 분야가 있다. 1938년에 시작해서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주제는 ‘무엇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가’이다.

하버드대학 성인발달 연구팀은 1938년부터 다양한 계층의 소년 724명을 선발해서 2년마다 그들을 인터뷰했다. 부모의 직업, 가정생활, 사회생활, 건강, 사회적 성취, 친구관계 등 삶의 전반을 추적해서 2015년 하버드대학 정신과 로버트 월딩어 교수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은 ‘인간관계’였다. 연구 결과 행복은 사람들이 좇는 돈, 성공, 성취, 명예에 있지 않았다.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도 행복에 크게 기여하지 않았다.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행복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가족과 친구, 공동체와 긴밀한 관계일수록 행복을 느끼고 외로움과 고독은 독약과 같다. 둘째, 얼마나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느냐보다 친밀함, 신뢰도가 높은 관계를 맺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셋째, 좋은 관계가 몸과 마음뿐 아니라 두뇌도 보호한다.

변광호 지음, 《E형 인간 성격의 재발견》, (불광출판사, 2017), 23쪽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시절 부와 명성, 높은 성취를 추구하는 데 삶의 목표를 두었다. 그런 것들이 성공한 삶, 좋은 삶을 가져다줄 거라고 믿었다.”라고 했다.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돈, 명예, 높은 지위, 권력이 아니라 가족, 친구 등 가까운 사람과 인간관계다. 이 결과는 긴 시간 동안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서 증명되었다.


행복의 조건으로 증명된 ‘인간관계’는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지만 반대의 경우 불행하게도 만든다. 집단에 속해서 여러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는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혼자여서 불행한 것도 아니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지만 ‘좋은’ 인간관계가 아니라면 차라리 혼자인 편이 낫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주의할 것이 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다.


사람마다 생각과 주장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공유하면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사람들 사이에 서로 좋아하는 마음과 존경심이 있으면 행복한 인간관계로 발전한다. 하지만 능력은 있지만 존경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는 사람은 믿지 못하게 된다. 이런 관계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서로 상처만 남기고 헤어진다.

구본형 지음,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휴머니스트, 2007), 31쪽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좋은 인간관계다. 좋은 인간관계는 개인과 공동체가 발전하는 데 디딤돌이 되지만 불편한 인간관계는 사람들을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말을 많은 사람과 교류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좋은 인간관계는 개인과 공동체가 발전하는 데 디딤돌이 되지만 불편한 인간관계는 사람들을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다.


심리학자 존 컬훈 박사는 생쥐 실험을 통해서 집단생활의 중요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160마리의 쥐가 살 수 있는 210세제곱센티미터 크기의 상자에 생쥐 암컷과 수컷 2마리를 넣고 먹이와 물, 집 짓기에 필요한 재료를 충분히 주었다. 상자 안에 쥐가 늙어 죽는 것을 제외하고 죽을 수 있는 요소는 모두 제거했다. 2마리의 쥐는 점차 개체수를 늘려서 55일마다 개체 수는 두 배가 됐고 315일째 620마리로 늘어났다.
160마리가 살 수 있는 상자에 쥐가 620마리로 늘어나자 싸우는 쥐들이 늘어났고 그러는 동안 쥐들은 생기를 잃어버렸다. 600일째 마지막으로 쥐가 태어났다. 쥐들은 집 짓기를 멈추었고 새끼도 낳지 않았다. 결국 상자 안의 쥐들은 모두 죽었다.

가와키타 요시노리 지음, 김진연 옮김, 《고독연습》, (21세기북스, 2016), 154-155쪽


존 컬훈 박사의 연구는 인구 밀도가 높아지면 사회가 붕괴된다는 가설을 증명하는 실험으로 널리 알려졌다.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밝혀낸 행복의 조건과 존 컬훈 박사의 생쥐 실험은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사회학자 마크 그래노베터는 ‘약한 연결의 힘’이라는 논문에서 약한 연결이 강한 연결 관계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주장했다.

친한 친구와 가족으로 구성된 강한 연결과 이름과 얼굴만 알고 지내는 약한 연결 모두 중요하다. 약한 연결 관계의 사람 소개로 직장을 구한 사례가 많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래노베터는 관계의 밀도가 낮을수록 정보의 밀도는 높아진다는 역설을 제시했다. 약한 관계로 연결된 사람들은 서로 다른 네트워크에 있기 때문에 그들이 가진 정보는 같은 네트워크에서 강한 관계로 연결된 사람들이 가진 정보와 다를 가능성이 높다.


마크 그래노베터의 연구 결과처럼, 객관적인 관점에서 약한 연결이 강한 연결보다 훨씬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하더라도 심리적으로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삶에는 강한 연결 관계의 사람들이 더 크게 작용한다.



출처

정경수 지음, 《혼자의 기술》, (큰그림, 2018), 73~76쪽


참고문헌

변광호 지음, 《E형 인간 성격의 재발견》, (불광출판사, 2017), 23쪽

구본형 지음,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휴머니스트, 2007), 31쪽

가와키타 요시노리 지음, 김진연 옮김, 《고독연습》, (21세기북스, 2016), 154-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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