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느끼려면 인맥을 넓히기보다 공감능력을 키워라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하고자 직접 만나지 않고 SNS와 전화로 연락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만나서 얼굴을 보지 못해도 메신저와 화상통화로 근황을 전합니다.
일로 만난 사이로 20년도 넘게 연락하고 지내는 지인이 있습니다. 어제 지인에게 페이스북 메신저로 안부를 묻는 연락이 왔습니다.
99년 겨울쯤 처음 만났는데, 지인은 IT기업 마케팅팀에서 일했고 저는 IT전문지 기자로 일하며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지인은 2000년 무렵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지인은 아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당시에 애니콜 휴대폰에 저장할 수 있는 연락처 개수가 1,000개였나 그랬는데, 그걸 다 채워서 더 이상 저장할 수 없다고 했던 얘기를 기억합니다. 20여 년 전에도 항상 여러 사람과 통화하고 문자를 주고받았습니다. 저렇게 많은 사람과 연락하고 지내면서 도대체 일은 언제 하나?, 궁금했습니다.
요즘은 이분 페이스북을 방문하는데 팔로워가 2,000명이 넘습니다. 물론 이보다 팔로워가 더 많은 사람도 많겠지만, 지인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건 상당히 많은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겁니다.
지금은 SNS 팔로우 숫자가 자본이 되는 시대입니다. 기업에서 면접을 볼 때도 SNS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는 브런치 이외에 SNS는 거의 하지 않는데, 페이스북을 비롯해서 SNS를 통한 자기 노출은 사회적 자본을 증가시키고 주관적인 행복감도 높인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사회 네트워크 연구에서는 개인이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친구의 숫자를 20명 내외라고 했습니다. 실생활에서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친구는 수십, 수백 명이 되긴 어렵습니다. 스마트폰과 SNS으로 연결되는 요즘은 어떨까요? 《당신은 소셜 한가?》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간관계에 대한 연구를 소개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친구 수가 몇 명일 때 그 사람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가? ”라는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은 결과는 '302명'이었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가 1,000명이 넘으면 상업적인 목적이 두드러져 보여서 순수해 보이지 않았고, 친구가 너무 적으면 사교적인 면이 부족할 것이라는 인식이 작용했습니다.
SNS로 연락하는 친구, 즉 얕은 관계의 친구는 실생활에서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보다는 훨씬 많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외국에 살고 있는 친구와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고 학교 다닐 때 친했던 친구도 SNS를 통해서 연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 수는 늘어나도 깊은 관계의 친한 친구는 생각보다 많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친구가 많아지면 얕은 관계의 친구는 늘어나지만 깊은 관계의 친구는 어느 지점에선가 멈춥니다. 그 이유는 인간관계의 총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자본을 이용해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이용하듯이 개인의 인간관계와 그로부터 얻는 혜택을 자본화한 것을 사회적 자본이라고 한다.
사회적 자본의 개념은 프랑스의 사회학자 부르디외와 미국의 콜만이 사용하기 시작했고 많은 학자들에 의해 논의되고 있다. 사회적 자본은 여러 사람이 더 많은 이익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조정과 협력을 촉진시키는 네트워크, 규범, 사회적 신뢰 등 조직의 특징과 혜택을 뜻한다.
약한 연결과 강한 연결은 사회적 자본이다. 사회적 자본 연구에서 수혜자는 개인 또는 인간관계로 연결된 공동체다. 사람들은 친구가 적으면 인간관계가 나쁘고 친구가 많으면 인간관계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적 자본에 비추어 보면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가 중요하다.
직장과 학교, 개인이 속한 다양한 공동체에서 만나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많은 사람과 알고 지낸다고 ‘사회적 자본이 많다’ 또는 ‘인간관계가 좋다’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는 많아야 10~20명 정도다. 아는 사람이 늘어나도 깊은 관계의 친구는 늘어나지 않는다. 친구가 많아지면 얕은 관계의 친구가 늘어날 뿐 깊은 관계의 친구는 어느 지점에선가 멈춘다. 인간관계의 총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행복을 느끼려면 공감능력을 키워라
혼자 있는 게 편하고 좋아도 자기가 만든 둥지 안에서만 지낼 수는 없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기보다 깊은 관계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능력과 지식, 가치를 알릴 필요가 있다. 마당발이 되기보다 소수의 친구들과 깊은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곳에서 행복을 느끼기 위한 전제조건은 공감이다. 공감하지 못하는 관계는 깊은 연결도 약한 연결도 만들지 못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폴 에크만은 이런 말로 공감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지적 공감능력은 그 사람의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능력이다.”
도리스 메르틴 지음, 강희진 옮김, 《혼자가 편한 사람들》, (비전코리아, 2016), 178쪽
상대방이 얘기하지 않아도 비언어적 의사소통 즉, 목소리와 어조, 몸짓, 표정, 감정 변화 등의 맥락을 파악해서 공감능력을 발휘할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의례적인 인간관계보다 상대방을 제대로 아는 것이 인간관계를 통해서 행복을 느끼는 첫 단계다.
도리스 메르틴 지음, 강희진 옮김, 《혼자가 편한 사람들》, (비전코리아, 2016), 178쪽
유승호 지음, 《당신은 소셜한가?》, (삼성경제연구소, 2012), 118~1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