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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May 26. 2017

읽기 쉬운 문서가 좋은 문서다

문서작성 최소원칙

"요즘 스타트업기업을 인큐베이팅하기 위한 정책이 많습니다. 스타트업기업이 갖고 있는 특성을 스크리닝해서 플랫폼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우수 스타트업기업을 선정하기 위해 전문가풀을 구성해 심사를 하고,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멘토링단과 함께 코워킹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뉴스에서 접한 단어들이 등장하긴 하는데, 무슨 뜻인지 감이 오시나요? 행정용어 중에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새로운 단어들이 쓰이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TBS FM '우리말고운말' 2017년 4월 27일 링크 바로가기


어떤 조직에서든지 오랫동안 일한 사람들은 전문가임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자기들만의 약어나 전문용어를 쓴다. 보고서, 제안서, 기획안 등의 문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할 때 그 가치가 높아진다.

전문적인 용어와 기술적인 용어를 단순하고 일상적인 단어로 바꿔라. 반드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할 때는 설명과 주석, 용법의 사례를 보여준다.


주식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보고서를 작성할 때 명료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격식을 따지는 태도를 버리고 인간적으로 접근해 줄 것을 요구했다.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보고서를 쓰는 방식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보고서를 쓸 때 누이들을 떠올립니다. 대단히 똑똑하지만 회계나 금융에 대해선 잘 모르는 사람들이죠. 쉬운 말로 설명하면 이해하겠지만 전문용어를 쓰면 아마 혼란스러워할 겁니다. 전 제가 반대로 그들 입장이라면 어떤 정보를 원할지 생각해보죠.”


금융기관의 서류는 특히 어려운 말이 많다. 보험회사 약관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깨알 같은 크기의 글자로 빽빽한 약관을 보험회사에서는 읽으라고 만들었지만 정작 읽으려고 하면 방대한 양과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 때문에 두려움이 앞선다. 보험약관을 꼼꼼히 읽는 사람은 보험 가입자 수에 비해서 매우 적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서는 ‘쉬운 영어 쓰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증권거래위원회 의장이었던 아서 레빗은 재임기간 중 쉬운 영어 쓰기 운동을 이끌었다. 

쉬운 영어 쓰기 운동의 규칙은 다음과 같다.

● 가급적 짧은 문장을 사용한다.

● 전문적인 용어와 기술적인 용어를 단순하고 일상적인 단어로 바꿔라. 반드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할 때는 설명과 주석, 용법의 사례를 보여준다.

● 주어와 서술어가 일치하게 작성한다.

● 수동적인 표현보다 능동적인 표현을 , 부정적인 단어보다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한다.

● 지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유머러스한 내용을 사용한다.


아서 레빗은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분기보고서, 사업계획서, 연례보고서 그 밖의 미국의 기업에서 쏟아내는 대부분의 문서는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거의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게 아닐까 의심스럽다.”라고 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증권사 보고서들은 모두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고 일부러 복잡하게 만든 것처럼 보이는 표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전달하는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전문지식이 부족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말로 쓰되 간단해야 한다.

문서를 작성하는 담당자들은 용어를 풀어쓰면서 어떻게 더 이상 간결하게 쓸 수 있냐고 묻는다. 
해답은 여러 가지 방법을 적용하면서 스스로 찾아야 한다.



참고문헌

TBS FM '우리말고운말' 2017년 4월 27일  크 바로가기

정경수 지음, <<문서작성 최소원칙>>, (큰그림, 2017), 36~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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