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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Jul 03. 2017

미래의 직장인은 로봇 상사가 통제한다

생활밀착형 미래지식 - 로봇 상사가 면접시험을 보는 시대

일본 닛케이비즈니스 보도에 따르면 2017년 6월 1일 2018년도 졸업 예정인 대학·대학원생들의 채용에서 AI 면접관이 첫 면접을 진행했다. 지금까지는 면접관이 구직자의 서류를 일일이 검토했지만 AI가 이를 대신하면서 업무 부하를 줄인 한편, 회사 인재상에 맞는 구직자의 선발로 채용의 정확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또 인사담당자의 경험과 감에만 의지하던 채용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등 본격 ‘HR(Human Resources) 테크’ 시대의 문을 열었다. 

이동준, 日 AI 면접관.."AI가 서류심사 'HR 테크' 본격", <세계일보>, 2017년 6월 14일 자


디지털 기술과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예측은 이제 흥미롭지 않다. 면접 서류 검토와 면접 시험을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 면접관이 하는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산업용 로봇이 사람이 하던 일을 대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로봇은 힘든 일과 더러운 일, 위험한 일에 우선적으로 배치되었다. 겉으로는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기업에서는 인건비 절감과 노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로봇을 활용했다.


미국과 덴마크에서 인사, 금융, 시장정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거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 편견 없는 컴퓨터 프로그램 ’과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연구했는데 ‘자신의 현재 일자리가 새로운 기술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에 미국인의 30퍼센트는 동의했고 43퍼센트는 동의하지 않았다. 


덴마크에서는 18퍼센트만 동의했고 63퍼센트는 동의하지 않았다. 같은 조사에서 편견 없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현재의 직장 상사와 관리자보다 더 신뢰할 수 있고 윤리적’이라는 점에 미국인의 37퍼센트가 동의했고 응답자의 38퍼센트는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를 인간 관리자가 아닌 편견 없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수행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인공지능이 직장상사를 대체하는 것에 5퍼센트만이 동의했고 81퍼센트 응답자는 동의하지 않았다. 인간 관리자와 편견 없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함께 관리하는 직장에 대한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45퍼센트가 찬성했고 덴마크에서는 17퍼센트만이 찬성했다. 


편견 없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현재의 직장 상사와 관리자보다 더 신뢰할 수 있고 윤리적’이라는 점에 미국인의 37퍼센트가 동의했다.


해마다 10대 전략기술을 발표하는 미국 시장조사 기업 가트너가 최근 선정한 ‘2016년 10대 전략 기술’에 따르면 2018년 300만 명의 노동자가 로봇 상사(robotboss)의 통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로봇 상사는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부하의 실적을 평가해서 인사에 반영하거나 상여금을 산정할 것으로 여겨진다. 사람의 지시를 받던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단계를 지나 마침내 사람을 부하로 부리는 세상이 오고야 마는 것 같다.

이인식 지음, 《2035 미래기술 미래사회》, (김영사, 2016), 106쪽


덴마크 사람들은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서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평가되었다. 덴마크 근로자 94퍼센트가 직장 환경에 만족한다는 연구 결과처럼 덴마크 사람들의 직업 만족도는 매우 높다.


연구에서 놀라운 것은 미국인이 인간 관리자보다 편견 없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관리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컨스퍼드보드에서 실시한 미국인의 직업 만족도 조사에서는 52.3퍼센트의 직장인이 일터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직업 만족도가 떨어질수록 인공지능에 대해서 개방적이다. 조사에서는 편견 없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사람이 편견이 있도록 설정한다면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로봇이 인간의 직업을 대체하는 미래보다 더 심각한 모습으로 로봇이 사람들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것이 로봇과 인공지능에 윤리가 필요한 이유다.


인공지능과 자율능력을 갖춘 군사용 로봇이 개발되는 현장에서는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로봇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봇윤리(roboethics)라는 말은 2002년에 만들어졌다. 로봇윤리는 로봇을 설계, 제조, 사용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윤리적 규범을 말한다. 로봇의 윤리적인 기능을 연구하는 분야를 기계윤리(machine ethics)라고 한다. 기계윤리는 로봇이 인간과 상호작용하면서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연구다. 기계윤리 전문가들은 로봇이 지켜야 하는 윤리적인 원칙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로봇에 적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직장에서나 작업 현장에서 사람과 로봇 모두에게 이로운 행동을 하는 윤리적 로봇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기계윤리 전문가들의 제안이다. 로봇을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기계가 인간보다 영리해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편견 없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적용된 로봇이 직장에서 상사로 근무하는데 윤리적이지 않다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편견이 없는 것과 윤리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이동준, 日 AI 면접관.."AI가 서류심사 'HR 테크' 본격", <세계일보>, 2017년 6월 14일 자
이인식 지음, 《2035 미래기술 미래사회》, (김영사, 2016), 106쪽

정경수 엮고 씀, 《생활밀착형 미래지식 100》, (큰그림, 2017), 35~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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