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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Aug 02. 2017

제안서 작성은 '제안요청서(RFP) 분석'에서 시작한다

제안서 작성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한다

제안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명쾌하게,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걸로 끝나는 문서가 아니다. 제안서를 작성해 봤다면 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를 검토해 보았을 것이다. 


정부기관이나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에서는 제안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제안 설명회에서는 프로젝트의 개요와 입찰자격, 입찰방식, 제안서 접수 방법 등을 설명하고 낙찰 후 진행되는 일정에 대해서 소개한다.

제안 설명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일정이다. 제안서 접수 마감일, 낙찰일, 가격협상일 등 제안서를 제출하는 기업에서 지켜야 하는 일정과 제출해야 하는 서류에 대해서 설명한다.


제안 설명회에서 제안요청서를 받은 후에는 프로젝트의 특징과 발주기관의 의도에 맞춰서 제안요청서를 분석해야 한다. 

제안요청서를 분석한 후에 입찰 여부를 결정하고 이 제안에 얼마만큼의 노력(인원, 비용, 시간 등)을 들여야 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한 다음 전략을 세운다. 이것이 제안서를 작성하기 전 단계에 해야 할 일이다.


입찰자격에 만족하면 무조건 제안서를 준비해서 입찰하는 기업도 있다.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으로 제안서를 작성한다. 이런 방식으로 입찰하면 낙찰되더라도 진행이 순조롭지 못하다.


제안서 작성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한다

제안서를 쓸 때 가장 중요한 순간은 제안요청서 내용을 분석하고 입찰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다. 낙찰받은 후에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경우도 있다. 제안서를 제출해서 낙찰받은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온갖 고초(흔한 말로 '갑질'이라고 한다)를 다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것이다.


프로젝트가 복잡하거나 주관사(클라이언트)의 요청사항이 수행하기 어려울 때는 프로젝트를 끝내고 완료보고서를 쓰는 날만 기다리게 된다. 제안요청서에는 단순하게 한두 줄로 표시된 내용도 실무에서는 며칠 또는 몇 달이 걸릴 때도 있다. 

제안요청서에 나온 대로 수행한다면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단순한 일이 주관사 담당자의 시시각각 변하는 요청 때문에 전담 인원을 투입해야 하는 일로 바뀔 때도 있다.

GE, AT&T 등의 세계적인 기업에서 테크니컬 라이팅을 가르친 톰 샌트는 《설득의 기획서》에서 이런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을 ‘피로스의 승리’라고 했다. 피로스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에페이로스의 왕이다. 피로스는 로마제국에 맞서 승리했지만 피해가 너무 커서 결국 몰락했다. 


일부 기업에서는 입찰자격 조건에 만족하면 무조건 제안서를 준비해서 입찰한다. 어떤 프로젝트든지 수주해서 진행하고 보자는 식으로 제안서를 작성하고 입찰한다. 이런 방식으로 입찰하면 낙찰될 확률도 낮고 낙찰되더라도 진행이 순조롭지 못하다. 상처뿐인 영광으로 마무리될 것 같은 느낌이 오는 프로젝트는 제안서를 작성하기 전에 입찰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참고문헌

톰 샌트 지음, 안진환 옮김, 《설득의 기획서》, (을유문화사, 2006)

정경수 지음,  《문서작성 최소원칙》, (큰그림, 2017), 227~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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