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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chill나게 흘러가는 하루>

“성질”과 “Chill” 그 사이

by 인룸


(장면: 카페 계산대 앞. 대기가 많은 상황에서 주문을 받아야 하는데, 차례가 다가 온 한 무리의 친구들이 메뉴를 고르며 수다를 떤다. 긴장된 분위기. 대기 중인 손님들은 눈치를 주기 시작한다.)


고객 1: “얘들아, 뭐 마실래?”


고객 2: “나는 커피 마실까?”


고객 3: “스무디 같은 건 없나? “


(주문을 할 듯 말 듯한 상태로 있던 그 순간!)


고객 1: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갑자기 나를 쳐다본다.)


나: “주문 도와드릴까요?”


고객 1: (아무 말 없이 내 눈을 똘망똘망 쳐다본다. 마치 ‘우리가 정한 대로 달라’는 눈빛으로)


나: (속으로) ‘지금 자기들끼리 메뉴 정하고, 다 알아 들었다고 생각하고 쳐다보는 거야? 짜증 나네.’


나: (마음을 진정시키고, 친절한 표정으로) “죄송하지만, 정해주신 메뉴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고객 1: (당황한듯한 목소리로) “아메리카노 두 잔이랑 초코프라푸치노 한잔이라니까요!?”


(마스크 속에서 입술을 꽉 깨물며, 속으로는 폭발할 듯한 마음이지만, 표정은 여전히 친절한 얼굴로 나는 대답한다)


나: “네~ 제조가 완료되면 진동벨로 불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객은 대답 없이 영수증과 진동벨만 휙~! 챙기고는 자리를 떠난다.)


나: (고객이 떠난 뒤, 나는 한숨을 쉬며 속으로) ‘오늘 정말 일진 안 좋다. 일 할 의욕 겁나 안 생기네.. “


(그러던 중 한가한 시간대. 나는 슬리브에 작은 메시지와 귀여운 그림을 그리며 소소한 행복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준비한다.)


나: (속으로) ‘하.. 집에 가고 싶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는 그때, 두 명의 친구들이 웃으며 카페에 들어온다.)


고객 2: (주문한 음료를 받아가며) “어? 이거 뭐야? 이거 봐~ 너무 이쁘고 귀엽다~!”


고객 2: (나를 바라보며) “이거 너무 귀여워요. 고마워요!”


나: (눈이 마주치고, 미소를 띠며) “아, 네! 감사합니다! “


(그렇게 고객은 사진을 찍은 후 음료를 들고, 기분 좋게 카페를 나갔다.)


(나는 하루종일 다운됐던 기분이 한순간에 풀리고 말았다.)


나: (속으로)’참나, 이런 작은 걸로 기분이 싹 풀리네. 별거 아닌 일로 이렇게 웃게 되다니.‘



서로에게 관심이 점점 사라져 가는 요즘, 우리는 어느새 예전의 따뜻함을 잃어버린 듯하다.


응답하라!


어릴 적, 동네에서 고무줄 놀이하던 여자아이들, 딱지치기를 하던 남자아이들, 그 시끌벅적한 소리. 새로운 친구가 이사 올 때면 잘 지내자고 떡을 돌리며 인사하던 그 따뜻한 감성은 어디로 갔을까?


오늘날, 툭 건드리면 참아왔던 화가 폭발할 지경까지 차오르고, 성질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별거 아닌 작은 칭찬을 목소리로, 행동으로 또는 무표정보다는 웃음으로 표현을 해보는 건 어떨까?

기분 좋은 하루를 만드는 것은 결국, 모두가 함께 공생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대화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센스와 재치가 넘치는 표현을 하며, 우리 모두 chill해지는 하루가 많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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