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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꿈을 잊고 살아온 시간 EP.2

두 번째 직장, 요양원의 충격

by 인룸


그 후, 나는 여전히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고자 했고, 더 큰 규모의 요양기관으로 이직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원장님은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를 어떻게 함께 만들어갈지보다는, 어르신들의 입퇴소나 등급을 관리하며 금전적인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호자에게는 복지정신이 투철한 사람처럼 가면을 쓰고 응대하는 모습을 보니 가소로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게다가 동료들 간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고, 각자 할 일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문득 예전 전공 실습에서 만났던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들에게 대했던 태도가 떠올랐다. 기억에 남는 일은, 몸이 불편해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어르신이 반복적으로 같은 말을 하며 소리를 지르자, 한 요양보호사가 시끄럽다며 발로 침대를 여러 번 차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옆에 있던 다른 요양보호사들은 말릴 생각은커녕, 그 상황이 재밌다는 듯이 깔깔거리며 웃기만 했다.

당시에는 너무 놀라서 선뜻 나설 수 없었고, 너무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다 보니 말문이 턱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현실에 부딪혀 보니, 그곳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도 요양보호사들이나 직원들이나 어르신들에게 신경 써야 할 곳에서 욕심을 부리며,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존중이 부족한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며 요양원에서 일하는 현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고, 나는 ‘우리 부모님은 절대 요양원에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동시에 더 이상 이 업계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는 결정을 내리고, 결국 두 번째 직장에서도 퇴사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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