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길이 아닌, 내가 선택한 길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결국 전공을 살려 직장생활을 하는 길을 내려놓았다. 더 이상 전공관련된 일을 하지 않기로 다짐한 후 잠시 쉬면서 생기를 되찾는 시간을 가졌다.
시간이 흘러 생활비가 부족해져 가던 어느 시점,
나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만 했다.
무엇이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인생의 도움이 된다고 믿었고, 더불어 하고 싶은 게 많았던 나는 그중 현실적으로 당장 도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떠오른 일이 바로 “경리업무”였다.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곧바로 학원등록을 하였고, 한 번의 낙방이 있었지만 약 두 달 만에 원하는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본격적으로 구직활동을 시작하였고, 여러 번에 면접 끝에 한 신생업체에 입사하게 되었다.
신입이었던 나는 면접 당시 “현재는 자리를 잡는 중이며, 사수는 6개월 후에 올 것이다”라는 말을 믿고 안심했다. 그렇게 사수 없이, 요양원 경력을 바탕으로 납품업체 거래내역 정리와 수금관리 등의 업무를 혼자 맡아해 나갔다.
그러나 6개월, 1년이 지나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사수는 오지 않았고 “도대체 언제 오나요?”라는 질문에는 항상 “곧 올 것이다 “
”조금만 기다려 달라 “는 두리뭉실한 답만 돌아왔다.
회사는 점점 무질서한 구조로 굳어져 갔다. 직원들은 대표의 지인이라는 이유로 업종과 무관한 사람들이 상사 자리에 앉았고, 시스템은 엉망진창이었다.
그럼에도 월급은 꼬박꼬박 잘 들어왔고, 이직할 용기도 나지 않아 또다시 1년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리고 참 안타깝게도 지금도, 여전히,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었다. 이제는 사수 온다는 것의 대한 믿음조차도 깨진 지 오래된 일. 운영체제마저 나아지지 않는 탓에 나는 퇴사를 염두에 둔 채 버티고 있었다.
업무 또한 점점 더 소통이 되지 않았고, 체계는 무너졌으며 무엇보다 내가 도대체 뭘 배우고 있는 건지 조차 알 수 없었다.
거품경력으로 흘러버린 시간 앞에 현타가 쓰나미처럼 덮쳐왔다. 다시 출발점에 서버린 나에게 물었다.
내가 진짜 잘할 수 있는 건 뭘까?
이 일이 과연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인가?
하고 싶은 일은 맞을까?
재미도 없고, 좁고 작은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만 바라보는 일이 점점 숨 막히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사실 어쩌면 이 길은 부모님이 원했던 길이 아니었을까? 물론 나 또한 안정적인 삶을 원했지만,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현실에 미래는 그저 캄캄하고 막막하기만 했다.
그때 문득 떠오른 과거의 기억.
용돈벌이로 했던 단기간의 알바.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게 일했던 그 시간.
2년 동안 근무하면서 자리도 잡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했다고 좌절하던 그때, 20대 초반의 나, 해보고 싶다고 마음속에 품어왔던 “카페 일”이 떠올랐다.
금방 질리는 성격 탓에 별다르게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5-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건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퇴사를 밥먹듯이 하는 사람처럼 세 번째 퇴사를 했다는 글을 적게 되었는데.. 아무튼 사무직으로서의 마지막 근무지인 곳에서 붙잡는 대표와의 큰 갈등 끝에 힘겹게 퇴사를 했고,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걷기 위해 이번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방향을 과감히 틀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꿈을 찾지 못했다고 좌절하고, 뒤처졌다고 느끼는 청춘들이여.
청춘이라 해서 20대 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꿈은 죽을 때까지 꿀 수 있으며, 내 안에 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진다.
”해도 어차피 안될 거야 “라는 생각은 미루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도전은 결국 나를 성장할 수 있게 이끌고, 실패는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게 발화시켜 주는 불씨 같은 존재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현재 최고점에 서 있는 것이다. 지금 상황이 만족되지 않는다면 작은 불씨가 꺼지기 전에 성장을 위해 실패라는 리스크를 안고 의지와 열정으로 도전해 보자!
그 과정 속에서 넘어지고, 일어서며, 자존감이 낮아지고 상처를 입더라도 휘둘리지 말고 “나”라는 사람이 좀 더 단단해지려는 것에 집중하자.
그게 바로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고,
내가 나를 가장 빛나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과정이다.
평탄한 길을 걷는다고 편안한 인생은 아니더라.
그러니 굴곡진 세상 속에서 때로는 주저앉고, 때로는 뛰어들며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의 이유를 하나씩 찾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