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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까지 MUTE합니다.

'쉼'을 위해서 잠시 꺼 두셔도 좋습니다. cafe  immute

분주한 강남의 한 골목을 음소거시키는 공간이 있다. 서두름보다는 쉼을 지향하는, 느림과 여유를 내리는 곳.

카페 아임 뮤트(immute)를 소개한다.


Branding Point ① _콘셉트가 반영된 평면설계
Branding Point ②_테이블과 트레이 디테일



[평면부터 MUTE 하다]

 immute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가게 앞에서 두리번거린다. 여기, 입구 찾기가 쉽지 않다.

<immute의 외관>
<D.P 된 컵이 인상적이다.>


가게를 위아래로 보고, 좌우로 살피다 보면 오른쪽에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 하나 보이는데 immute의 입구는 바로 여기에 있다.

<코너에 숨어있는 입구>


비밀스러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포근한 내부가 나온다. 잠시 감상해 보자.

<고요하고 따듯한 실내>

이곳저곳 둘러보면서, immute는 작지만 단단하게 디자인되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한 궁금했다.



크지 않은 공간을 이렇게 나누는 이유가,
또한 정면을 두고서 굳이 건물 옆에 입구를 낸 까닭은 무엇일까?


추측컨데, 디자이너는 평면을 설계할 때부터 ‘mute’라는 공간의 콘셉트를 염두 해 둔 걸로 예상된다. 아래 평면도를 함께 관찰해 보자.

<immute의 평면도>

immute의 평면은 꽤나 수줍다.

일단 입구가 여느 카페와는 달리 정면이 아닌 오른쪽 측면에 있다.


또한 넓지 않은 내부 공간은 가벽으로 나뉘어 있는데 일반적인 설계와는 매우 다르다. 만일 ‘immute’라는 콘셉트가 없는 상태에서 설계를 했다면 아래처럼 계획했을 것이다.

<일반적인 평면도>

 일반적인 평면은 그림처럼 사람의 이동이 가장 많은 길가면에 입구를 만든다. 벽을 따라서 좌석을 배치하고, 공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직원이 서 있는 작업대는 입구 맞은편에 배치한다.


이제 둘을 비교해보면 차이가 느껴질 것이다. 다시 돌아와서 그렇다면 immute는 왜 이렇게 평면을 설계했을까? 고민했고, 나름의 답을 내렸다.


아마도 디자이너는 홀로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설계자의 관점이 아닌 손님의 시선으로 공간을 바라보자. 일반적인 평면에서 자리에 앉으면 모든 공간을 볼 수 있다. 역으로 말해 나는 모든 타인에게 노출되는 것인데, 이러한 공간에서는 나만의 ‘쉼’을 느끼기 어렵다.

<usual cafe    /    immute>

반면 immute의 좌석에 앉으면 나는 오롯이 나 혹은 함께한 소수의 지인들과 공간을 경험한다. 입구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할 수도 있고, 잠시 눈을 감고 카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잠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필자는 함께 있을 때보다는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쌓인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다 보면 문득 조용한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 하루 1/3의 꽤 많은 시간을 일하는 회사에서, 가족보다 더 긴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동료들을 뒤로하고서 오롯이 나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한 면에서, immute는 이름처럼 직장에서의 나를 mute 하고, 나 자신을 switch on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타인의 간섭 없이 온전히 나만의 행위를 해도 되는 몇 안 되는 카페다.



[테이블&트레이 디테일]

안쪽 좌석에는 자리자리마다 아래 같은 직사각형 낮은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는데, 제작가 구이다. MDF를 하나씩 켜서 붙이고 검은색 도장으로 마감한 테이블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테이블 하나라도 더 차별화하기 위한 디자이너의 고민이 느껴졌다.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서 트레이를 받고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아 설마…?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immute의 트레이와 테이블 맞춤>


트레이가 테이블에 쏙 들어갔다.


마치 트레이의 본래 자리를 찾아준 느낌이었고, 카페 안에 숨은 그림을 하나 찾은 기분이었다.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중요한 건 트레이를 놓는 그 순간의 기억이 매우 특별했고, 그래서 immute를 기억할 수 있는 ‘거리’가 하나 늘어났다는 점이다.

평면부터 트레이까지 디자이너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카페 immute.


바쁜 일상을 잠시 mute 하고 사색의 경험을 하고 싶다면 홀로 조용히 가보자. (카페 문은 오른쪽 코너에 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167길 1층

영업시간: 12:00  ~ 23:00 (둘째 주 넷째 주 수요일 휴무)

SNS: https://www.instagram.com/_imm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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