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사람 속에 남는 일
눈이 오던 날 이후로
나는 한동안 멈춘 사람처럼 살았다.
회사에서의 이름을 내려놓았으니
나도 같이 사라진 줄 알았다.
퇴직 후
옛 팀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카톡이 왔다.
“보통 조직에서의 마지막 호칭으로
계속 불리게 되는데,
누군가의 평생 팀장으로 남으신다는 건
직장인으로서 참 명예로운 일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 문장을 몇 번이나 읽었다.
나는 자리를 떠났지만
그들의 시간 속에서는 아직 ‘팀장’이었다.
퇴근은 멈춤일까.
아니면 다른 방식의 전진일까.
내가 떠난 자리에서 회사는 잘 돌아간다.
하지만
내가 함께한 시간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쩌면 퇴근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아니라
이름이 사람 속에 남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