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은 멈춤일까 전진일까 1

이름이 사람 속에 남는 일

by 퇴근한 팀장


눈이 오던 날 이후로

나는 한동안 멈춘 사람처럼 살았다.


회사에서의 이름을 내려놓았으니

나도 같이 사라진 줄 알았다.


퇴직 후

옛 팀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카톡이 왔다.


“보통 조직에서의 마지막 호칭으로

계속 불리게 되는데,

누군가의 평생 팀장으로 남으신다는 건

직장인으로서 참 명예로운 일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 문장을 몇 번이나 읽었다.


나는 자리를 떠났지만

그들의 시간 속에서는 아직 ‘팀장’이었다.


퇴근은 멈춤일까.

아니면 다른 방식의 전진일까.


내가 떠난 자리에서 회사는 잘 돌아간다.

하지만

내가 함께한 시간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쩌면 퇴근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아니라

이름이 사람 속에 남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