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배움에 대한 갈망, 새로운 선택
생각해 보면 나의 10대 시절 사춘기는
큰 문제 없이 잔잔하게 지나갔다고 생각했다.
30대 중반을 앞둔 지금,
나의 사춘기는 뒤늦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보통의 20대가 할 법한 고민들을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들.
중·고등학생 때 비교적 일찍 꿈을 정했고,
그 이후로는 기존의 공부들을 거의 내려놓았다.
대학생 때도 마찬가지였다.
확실한 미래가 있다는 착각 속에서 별다른 노력 없이 놀기만 하다 졸업했다.
(이 부분은 이후에 따로 다뤄보려고 한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너무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그 당시 나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어른도 없었다.
기존의 꿈에서 벗어나 새로운 직장을 찾으려 했을 때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법도,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방법도..
학원을 다니고 싶었지만 이미 성인이 되어 용돈은 끊긴 상태였고,
하루 벌어 하루 살기에도 빠듯했다.
부모님께 도움을 부탁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고
K장녀인 나는 추가적인 지원을 쉽게 말할 수 없었다.
(다행히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운 좋게도 29세 끝자락에 취업이 되었고,
생각지도 못했던 디자인 업무를 맡게 되었다.
정석으로 알려줄 사수도 없어 유튜브와 온라인 강의를 하나씩 찾아보며 스스로 익혀야 했다.
그 과정에서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의 방향이 조금씩 보였고,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그러다 회사가 갑작스럽게 무너졌고,
나는 다시 방향을 잃었다.
빠른 시일 내에 무너질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게으른 나는 생각만 할 뿐, 좀처럼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야 애써 잠재워둔 걱정들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AI가 발전하면서 일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는데,
나는 이미 30대를 훌쩍 넘겼고 기존 회사는 물경력에 가까워
중고 신입으로 이직해야 할 것 같은데..
지금 실력으로 디자인 업계에 갈 수 있을까?
20대를 너무 허투루 보냈다는 생각도 든다.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이것저것 해볼 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사람들은 말한다.
30대도 아직 어린 나이라고.
어느 정도는 동의하지만, 나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아무런 준비 없이 20대가 통째로 지나가 버렸다는 생각에 자존감만 더 낮아졌다.
가장 큰 문제는 실력에 대한 자존감
한 번도 정석으로 배운 적 없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약점처럼 느껴졌다.
끊없는 불안한 생각을 멈추고, 행동을 하기로 다짐했다.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지금이 그 약점과 자존감을 채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학원을 찾아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