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색을 좋아했지?
어떤 반찬을 좋아한댔지?
제일 자주 듣는 노래가 뭐였더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더라?
더 이상 질문할 수 없게 되고 나서야
그 사람에 대한 질문들이 잔뜩 생겨났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인 줄 알았는데,
생각할 때마다 맘이 아픈 걸 보니 맘속에서 구멍을 내고 튀어나왔나봐
그런 궁금증들이 떠오를 때마다 기억을 되짚어보지만 답에 다가갈 단서를 찾을 수 없다
애초에 그 사람에 대해 질문한 적이 없는데 부스러기라도 남았을 리가 있나
항상 내가 즐거웠던 얘기, 내가 뿌듯했던 얘기, 내가 슬펐던 얘기, 내가, 내가
내가 정확히 기억하는 건 그 사람이 나를 참 많이 사랑했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내가 어떤 얘기를 해도 다 들어주고 내 맘을 어루만져 줬으니
그 따뜻함이 머물렀던 자리는 이제 질문들이 채우고 있다
답을 영원히 채울 수 없는 텅빈 질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