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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 Dec 20. 2019

도자기공방에서 그릇 만들기




남자친구와 함께 도자기공방에 갔다

몇 주 전 처음 방문해 나는 컵을, 남자친구는 그릇을 만들었던 곳에 재방문한 것이다

첫 그릇을 만들던 과정과 결과물이 모두 좋았어서 또다시 찾게 됐다 (물론 1+1 쿠폰이 있던 것도 큰 이유였다)


이번엔 우리 둘다 냄비 모양의 대접을 골랐다

큰 접시를 할까, 밥공기를 할까, 아니면 다른 것을 할까.. 그릇 디자인을 보며 고민을 하다가 공방 주인분께서 추천해주신 그릇이 맘에 들어 도전하게 됐다


주어진 시간은 2시간, 우리는 거의 말 한 마디도 안 하고 만들기에 집중했다

처음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오늘 우리가 만든 결과물은 이렇다!


왼쪽이 나의 그릇, 오른쪽이 남자친구의 그릇



나는 예전에 내가 쓰고 그렸던 낙서에 있던 그림을 그렸고

남자친구는 비행기와 (보이지 않는 뒷면에) 캡틴아메리카 방패를 그렸다





왼쪽이 예전에 했던 낙서, 오른쪽은 오늘 그림 구상하며 그린 발그림..




원래는 낮과 밤이 공존하는 꽃밭에 남녀가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그런데 꽃밭을 예쁘게 그릴 능력도, 자신도 없었던 나는 대안으로 예전의 낙서를 써먹기로 했다



우주에 있는 남자와 여자

남자는 노래를 부르고, 여자는 하모니카를 분다

그러나 우주에선 소리가 전해지지 않기에 서로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박자에 맞춰갈 수 있다

그들의 마음은 우주라는 한계를 초월해 이어져 있으니까

..

라고 남자친구에게 설명은 못하고, 조용히 나만 아는 채로 이 그림을 그렸다

항상 누군가를 밀어내지만 동시에 연결되고 싶어하는 나의 이중적인 마음을 담아서-



2번째지만 여전히 서툴어서 그렸다 지웠다 반복한 그림

빨간 하모니카가 남자친구에게는 (아마 다른 사람에게도) 빨간 목도리로 보이는 그림

잘 그렸다 자랑할 순 없는 그림이지만 어쩐지 마음에 든다


저번에 해봐서 아는 건데, 그릇을 구우면 색이 더 쨍하게 올라오고 광택도 나기 때문에 지금 상태보다 나아질 것이다 (초보가 믿을 것은 기술뿐!)

며칠 지나 완성된 그릇이 집에 오면 이 글에 완성된 사진도 올려두어야지!








나는 노래를 하고 너는 하모니카를 불지
하지만 서로는 듣지 못해
우주는 소리를 운반하지 않으니까

그래도 우리는 박자를 맞춰 함께 음악을 하네
우리의 마음은 우주 밖에서 만나 함께 춤추고 있으니
오늘 밤에도 우리는 함께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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