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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나는 상담심리사입니다

13년차 상담자의 공부이야기

상담을 하다 보면 종종 내담자(상담을 의뢰한 고객)로부터 이런 말을 듣습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십여년 전, 저의 첫 내담자도 상담자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타인을 돕는 일이나, 타인의 아픔 마음을 듣고 함께하는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상담자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일단 상담심리 관련 교과서를 한 권 읽어보면 좋겠어요. 책을 읽어보면서 흥미가 가고, 더 읽고 싶고,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찬찬히 보는 거죠. 심리상담이라는 일은 인간의 마음에 관여하는 일이라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서.



생각해보면 저는 그렇게까지 주도면밀하거나 신중하게 진로를 탐색한 결과로 상담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그때의 저는 그저 우연히 만났던 초등학생들과의 대화가 좋았습니다. 특히 그중에 6학년 학생의 학교폭력 경험을 들었던 날엔 집에 돌아와서도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다.
그 친구처럼 마음 아픈 이야기를 듣는 일을 하면 좋겠다.


그렇게 꽤 단순한 생각으로 다음 해인 2010년, 상담심리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상담자 수련의 길에 들어섰고 다행히도 이 길이 적성에 맞아 아직까지 상담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13년째 상담자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계속해서 고민이 듭니다.


나는 어떤 상담자인가?
나는 지금 어떤 공부가 더 필요할까?
어떤 공부를 해야 더 유능한 상담자가 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고민을 하다 최근에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에 상담심리학 입문용으로 가장 처음 배우게되는 교과서를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1장부터 마음이 건드려지는 내용이 가득함을 느끼면서, 저와 같은 상담자 동료나 후배상담자 혹은 상담자가 되고 싶은 분들과 나누면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공간에서는 앞으로 열흘간, '상담심리사'라는 정체성의 성장을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는 저만의 공부 이야기를 담으려고 합니다. 어떤 분이 이 글을 읽게 될 진 모르겠지만, '심리상담'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저와 함께 잠시 멈춰 성찰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애초에 상담자가 되려고 계획했던 건 아니지만 진로심리학자 크롬볼츠가 말했듯이 계획된 우연(Planned Happenstance)으로 지금까지 만났던 내담자들과의 인연에 감사하며, 앞으로 만날 내담자에게도 더 좋은 상담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하나의 수련과정이 되길 나 자신에게도 응원의 마음을 보내며 <나는 상담심리사입니다> 글쓰기1일차를 마칩니다.


심리치료자는 전문가로서 자기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격이 주어진 상담 활동만을 하는 동시에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의 습득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P.33 심리치료자의 윤리, 현대 심리치료와 상담 이론, 권석만 저 학지사 출판>



글: 포클로이(이혜진)

사진: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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