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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에게 가장 위로가 되었던 건

암수술 후 4년6개월 검진을 앞두고 쓰는 글


2018년 6월말부터 이어진 진단여정, 그리고 7월초에 암확진     

암이에요     

원장님은 그 말을 하자마자 내 목을 이리저리 눌러보며 갑상선암 유무까지 체크했

심각한 표정이지만 침착하고 이성적으로 암진단 이후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나랑 남편은 이미 한바탕 멘붕에 빠져 괴롭다가 '암이겠구나' 결론지었던 차라     

그렇군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하죠?     

나름 침착하게 대응했다.

    

림프에 전이도 된 것 같아보여요

   

암센터 내 다른 의사는 안쓰러운..미안한.. 표정으로 추가검사결과를 조심스럽게 말했고

우리는 그 때 한번 또 무너졌다. 암에 이어 전이까지는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었다. 생존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전이라니!!     


그렇게 암진단 여정이 2주간 진행되었고, 암진단 확정되고 정확히 4일 뒤에 수술했다.


그 때 우린 수술을 잡아놓고 정해진 스케쥴을 평소처럼 소화했다. 암진단 받았다고 갑자기 아프진 않았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더욱 평소처럼 행동했던 것같다. 내가 무너지면 그가 무너질까봐, 그 또한 그런 마음이었을까?


혹시 암환자의 가족이 이 글을 보신다면 암환자에게 가장 위로가 되었던 건  옆에 있어주는 '존재' 자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어떻게 위로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는데, 일단 내가 힘이 되는 '존재'로 있을 수 있는가?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이 내 편이구나
내 곁엔 내 편이 있구나
난 혼자가 아니구나


그런 마음이 들 때 살아낼 수가 있다. 그 무서운 암도 대처해나갈 수가 있다. 그러니 내가 당신 편이라는 것만

어떤 방식으로든 알려주면 된다. 말 안하고, 표현 안하면 모르니까.


누군가를 위로하고싶다면

#조언금지 #질문금지




만 서른 넷에 유방암 확진 후, 항암치료를 마친 지 5년차가 되어가는 시점에 꼭 정리해두고 싶었던 이야기를 브런치에 담아둡니다. 유방암 확진 후 놀란 분, 곁의 가족이나 친구 지인 분에게 참고가 되는 글이길 바라며 씁니다.


<수술 후 쓰기 시작한 글을 모아 출간한 신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0326196




글: 이혜진

사진: pinterest

https://brunch.co.kr/@itself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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