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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가 작가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브런치팀 감사합니다. 출간계약 후 원고마감 일주일전

안녕하세요, 작가님!
브런치를 통하여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검토 후 제안하신 분과 메일로 직접 의사소통 부탁드립니다. :)


지난 9월, 브런치에서 정말로 제안이 들어왔다. 제안 목적도 무려 출간.

브런치를 시작할 땐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다. 원고 마감 일주일을 앞둔 오늘, 브런치를 통해 나의 글을 발견하고 출간을 제안한 편집자의 메일을 다시보며, 브런치팀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올라와 남기기로 마음 먹었다.


브런치팀에서 보낸 메일의 마무리 인사

브런치팀이 보낸 메일은 발신 전용이라 답메일을 보낼 수가 없다는 걸 알고는 글로 써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브런치팀이 볼 수 있을 진 모르겠단 생각을 하니 왠지 그 옛날 10대 시절 펜팔을 하는 느낌마저 든다.


좋은 기회를 연결해주셔서
글쓰고싶은 플랫폼을 아름답게 가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로그는 3년째, 페이스북은 10년 가까이 써왔지만 하나의 완성된 글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일기도 아니고 칼럼도 아닌, 애매한 상태의 글들이 쌓여갔다. 인스타그램은 더 심했다. 사진 한 장과 짧은 해시태그만으로도 포스팅이 되는 공간이니 '더 눈에 띄는 사진을 올리는 행위'에 집중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런데 브런치에서는 달랐다.


일단 브런치 글은 '목적'부터 설정했다.

이번 글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글을 쓰기 전에, 글의 목적,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을 독자를 먼저 그린 후, 내가 상상의 독자에게 전하고싶은 메세지 하나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브런치에는 나의 지인이나 연락처로 연결된 사람들이 거의 없고, 구독자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더욱 적나라한 나의 내면을 드러냈다.


올려도 아무도 안 보는 공간이라고 착각할만큼 고요하다못해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플랫폼이 예뻤다.

내 손으로 발행한 브런치북을 PC화면에서보면 마치 publish 된 e-book보다도 아름다워보였다.


그 성취감을 마음껏 느끼고 있을 다른 브런치 유저들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요즘 주변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브런치로 들어오라고 영업중이다.

이미 친한 연구원 한 명은 몇년간 고민하던 브런치 작가등록을 한번에 패스하곤, 첫번째 글 조횟수가 5천을 넘었다.


나는 그 정도 조회수가 나온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이미 이 공간에 나의 캐릭터를 대변하는 글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고, 무엇보다도 하나의 브런치북을 통해 소중한 나의 첫 단독책을 만들어줄 편집자와 출판사를 만났다.


남은 6일간 지난 9월의 설렘을 기억하며, 집필작업에 최선을 다하고자 이 글을 남긴다.

늘 생각하지만, 나무에게 미안하지 않은 책, 한번보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지 않을 책, 하나마나하는 소리를 하는 책은 쓰지 않도록.

나의 책을 읽고 누군가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발견하고, 조금이나마 더 편안하고 단단해지는 데 한발자국 나아갈 수 있도록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브런치팀, 감사합니다.


이혜진 드림.



글: Chloe Lee

사진: Brunch

https://brunch.co.kr/@itself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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