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면성보단 3차원성?

by 문지훈

우리는 때때로 많은 것을 양극화시켜서 보려고만 한다.


선하거나 악하거나 둘 중 하나.

옳거나 틀린 것 둘 중 하나.

좋거나 나쁜 것 둘 중 하나.


그렇게 사고하면 모든 것이 너무 간편하거든.


가끔은 우리의 가장 큰 적 중 하나가 바로 간편함이라고 생각해.


지금 난 술이 너무 땡겨. 당장만 생각하고 먹으면 너무 간편해.


내일 아침에 나 운동해야 해, 조금 더 장기적인 가치를 쫓는 나를 위해서.


하지만 안 하고 그냥 한두 시간만 더 자면 너무 간편해.


싫어하는 놈 모두가 모여서 욕할 때 같이 거기에 껴서 욕하면 엄청 간편해.


어떤 사람이 이상한 행동을 해. 사회적으로 용납 안 되는 행동, 얘를 들어 술 먹고 꼬장 피우기, 자신의 아이를 길거리에서 지나치게 혼낸다든지, 뭐 누구 팬다든지.


그런 사람을 보고


'저 새끼는 그냥 미친 새끼야, 어유 병신'


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참 간편해.


어쩌면 우리는 자주 그래야 하는 이유가, 세상 살면서 우리 뇌가 너무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그러는 것일 수는 있어.


하지만, 그것이 우리 삶 전체를 해석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된다면 우린 참 생각없는 원시적인 존재로 하락한다고 난 생각해.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살고,

아예 사는 것이 사는 게 아닌 것일 수도 있어.


성능 좋은 컴퓨터 산 이후 메모장만 쓴다든지. (이게 내가 가장 많이 하는 짓)


조금 더 고차원적으로, 여러 방면으로 상황이나 사람을 보는 습관을 기르려 해야 한다고 봐.


그러면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워지고, 또 밉지가 않아. 조금 더 어떤 것에 대해서 고마워할 수도 있고, 존중 혹은 더 나아가 사랑할 수 있게 되고.


나 자신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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