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환

by 문지훈

지난 2년간 난 정말로 너무 많이 차가워졌다. 사람들을 대할 때.

내 사람, 그리고 외부 사람에게도.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잃을 것이 많은 사람들이 늘 감정 없는 표정을 하고

군중 앞에 서 것이 이제야 이해가 되기 시작하더라.


근래에 차갑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유튜브나, 방송, 인터뷰에선 그러지 않은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


내 속에서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어.


‘사람들이 함부로 다가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난 선한 일은 sns나 음악, 혹은

TV 같은 모습에서만 보여줄 거야. 평소엔 난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나를 실제로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무섭고, 차갑고, 날카롭게 대할거야. 결국 나를 보고 따뜻하게 웃고,

잘해줬던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일부는 나를 너무 아프게 했으니까. 즉,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날 다치게 할지 정말 모르는 세상이니까.’


얼마 전에 많은 사람들, 특히 자주 만나지 않는, 그나마 멀리서 나를 지켜보는 동생들과 술

한잔을 하게 되었다.


우린 서로에게 솔직하게 변했으면 하는 점 한 가지씩 이야기하기로 하고, 술 취한 김에

거의 다 필터링을 약하게 틀어놓고 할 말을 했다.


‘차갑다’라는 말을 꽤나 많이 들었다.


차분하게,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보면...

예의 없게, 혹은 무례하게 대할 때, 가끔은 그 뒤에 있는 이유를 듣게 될 때 그 사람을 미워한다기보단

오히려 이해하게 될 때가 있고. 때로는 지켜주고 싶을 때도 있고.


상처는 또 다른 상처를 만드는 것 같아. 바이러스처럼 그냥 계속 퍼져나가는 것이지.

정말로 그릇이 큰 사람은, 혹은 강한 사람은 그 바이러스를 역행시키고,

어두웠던 한 가정에, 학교에, 단체 등등에 밝음을 돌아오게 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은 세상을 바꿔야 한다며, 다양한 단체를 만들기도 하고,

거리에 나가 감정적으로 확 꽂히는 문구들을 외치기도 하고,

실제로도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난 그 정도로 그런 방향으로 크지도 않고, 클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분명히 오늘 느낀 건,


감정의 유연성과, 객관적으로 현실을 볼 줄 아는 강한 이성이 있어야

안 그래도 살기 빡센 세상에서 굳이 누굴 ‘더’ 힘들게 안 할 수 있을 것 같아.


즉, 모두가 나를 해칠 생각은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니 나쁜 의도가 1도 없는 사람과,

반대로 있는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고, 구분을 위해서 사용하는 도구는 객관성이라는 것.


그리고 다쳐도, 그다지 큰일이 나지도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

또 큰일이 또 나도, 백 번 나도, 그것을 견딜 수 있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거나,

가지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내 안에 존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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