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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지훈 Mar 11. 2019

미안.

방금 어느 한국 가수 음악을 제대로 처음으로 파고 있었는데, 그분의 어느 앨범을 듣고 너무 행복해하고 있었어. 이유는, 너무 이 사람이 진심으로 멋있어서. 진짜 그냥 개에 시x 멋있어서.


그런데 갑자기 어느 싱글에서 정말 그의 레벨에 맞지 않는 노래를 듣게 됐어.


그때 실망감이 장난 아니었어. 진짜 아름다웠던 이 분의 유리 액자에 담긴 고급스러운 사진이 와장창 깨지면서 바닥에 떨어졌어.


여전히 이 분의 팬이지만 그리고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지만 너무 놀라운 건 무엇이냐면,


내가 상처를 받았다는 거야.


이 사람이 자신의 고급스러움을 존중하지 않았는데 왜 내가 아프지?


진심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기분이고

감사해. 왜냐면 그동안 내가 진짜 대충 휘갈겨 쓴 수십 개의 노래와 벌스들이 다 떠오르면서


내 많은 음악 팬들이 어느 날 엄청 증발했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거든.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진심으로 여기 내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한테 진심으로 미안해.


나 이 분 음악 듣고 막 너무 고맙거든. 뭔가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야, 적어도 음악 안에서는.


난 어느 가수를 보고 눈물 흘리는 사람 혹은 나를 보고 그런 사람 보고 이해할 것 같다 생각했는데 아니 지금까진 표면만 눈으로 보고 이해했다고 착각한 것이었고, 이제 이 사람 언젠가 다시 만날 텐데 저번에 몇 번 봤을 때보다 리스펙 레벨이 어쨌든 엄청 높을 거야.


한 때 내 ego와 루져 마인드에 빠져 이 사람을 섣부르고, 불공정하고, 참 못나게 과소평가했는데 진심으로 이 사람의 고귀함에 미안함을 엄청 느끼고... 또 너무 고마움을 느껴.


정말 더 멋있어져야겠어. 정말로 진짜로.


아 그리고 이 분이 누군지 물어보지 말 것, 가오 상하게 하기 싫음 ㅎㅎㅎㅎ


혹시나 보고 있다면 감사합니다 본인이 본인일 거라 생각하기 힘들겠지만 ㅋㅋ 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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