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앞에서도 나는 이방인이었다.
독일은 단계적으로 코로나 완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제는 거의 왠만한 상점과 미용실등은 다 영업을 시작했고, 이번 주 부터 학교도 개학을 했다.
대신 주마다 조금씩 다른데 작센주의 경우 6월 5일 까지는 학부모 재량하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한국처럼 마스크를 학교에서 쓰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저학년 아이들의 경우 거리두기를 얼마나 잘 지킬지.. 우려스럽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곳곳에서 마스크개 개인의 자유를 침해 한다며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를 비롯한 규제도 더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이다. 물론 이런 사람들보다 규칙을 잘 지키는 이들이 더 많지만 여전히 마스크에는 부정적 여론이 더 우세하다
한국보다 계속해서 확진자가 많은 가운데 지금의 조치도 굉장히 느슨하다는 인상을 받고 있는 나로서는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독일에 살면서 지금처럼 내가 이방인으로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런것이 유럽인과 동양인의 사고방식의 차이인가.. 하는 의문을 자주하게 된다.
개인의 자유 vs 건강, 생존권
개인의 자유가 중요하지만 생존권보다 우선일까. 살아있어야 자유도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도리어 묻고 싶다. 이들이 그토록 추구하는 자유의 목적과 이유가 무엇인지. 그러면서 왜 코로나 초반에 그렇게들 식료품과 휴지 사재기를 했던 것인지.. 이 현상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는 이곳에서 여전히 약자인 외국인이기에 왠만하면 외출을 삼가하고 있지만, 은행때문에 나간 시내의 풍경을 보고 안도와 놀람이 동시에 들었다. 너무나 예전과 같은 모습 때문에 나만 불안해하며 집안에 있었나? 싶은 마음과 함께 진짜 코로나가 괜찮아져서 사람들이 이렇게 자유롭게 다니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아주 약간의 안도감이 들었다.
어쨌든 많은 이들이 안녕하다는 사실은
정말 다행이었다.
다들 잘 살아 계셨군요..
안부를 전하고 싶을 정도였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상점에 들어갈 때 손세정제로 소독을 하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다. 규칙을 잘지키는 독일 사람들은(벌금에 엄청 민감하다.) 실내에서는 다들 쓰고 있지만 밖으로 나오자마자 바로 벗는다.
즉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동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원 산책을 하고 싶었지만, 엄청나게 모여든 그릴 인파를 보고 돌아왔다. 심지어 코로나 맥주를 마시며 파티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파시즘이라고 반대하다니;
차라리 동네 산책을 하자며 길을 걸었다.
이곳에서도 마스크를 쓴 사람은 우리 뿐이었다.
이렇게해도 괜찮은걸까.
나의 기우와 상관없이 바야흐로 5월의 여왕답게 계절은 청신함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열심히 그동안 못다한 광합성 작용을 했다. 5월의 햇살아래 부드럽게 날리는 바람처럼감정의 찌꺼기들을 말끔히 날려버리려 노력했다.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과 좀처럼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사태. 그 사이에서 마음의 갈등을 수십번 일으킨다.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며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자제하는 외국인으로 살아간다.
그럼에도 내 마음이 닿는 곳에 반드시 꽃이 필 것이라고 믿는다.
Schöne Blume wird dort aufblühen, wo Herz hat erreic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