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번역 출간된 <82년생 김지영>_조남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다미르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한국책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독일어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가끔은 나보다 이 친구가 한국 소식에 더 빠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가 보내준 기사에는 한국에서 이 책이 여러 논란을 낳고았다고 소개하고 있다.
나는 <82년생 김지영>을 책으로도 봤고 영화로도 봤다. 사실 처음엔 이 책에 별다른 매력을 못느꼈다. 방송작가였던 작가의 직업탓인지.. 소설이라기 보다는 다큐멘터리 시놉시스 같다는 느낌이 강했고 소설이라는 장르적 측면으로 봤을 때 완성도가 높다고 하기 힘들었다. 어쩌면 내가 속한 집단은 지극히 여성이 우세했기에 살면서 남녀차별을 거의 당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이 책을 읽을때만해도 (그때도 내가 독일에 있어서인지)그 정도로 한국사회에서 페미 논란을 낳을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
오히려 뜨거운 감자가 된 현상을 통해서, 내가 갖고 있던 인식보다 우리 사회의 남녀 차별이 더 심각함을 인지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다양한 담론을 양산했다는 차원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다고도 보여졌다.
영화는 소설보다 나았지만 인상 깊진 않았다. 공감대도 적었다. 이유는 남편 역할로 나오는 공유가 너무 완벽했기 때문이다. 저렇게 다 배려해주고 이해해 주는 남편이 이 세상에 존재할까?(심지어 잘생겼음) 현실적으로 아이를 낳은 친구들의 불만은 대부분 양육 부담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는 것에 있다.
"같이 낳았는데 왜 나만 키우냐? 나도 일한다! 육아 책 좀 봐라! 애기 우는 소리는 안들린다고 쿨쿨 자면서, 카톡 소리는 어찌 그리 잘 듣고 일어나냐!"
조선시대가 끝난지가 언제인데! 21세기에도 이어지고 있는 유교적 관습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훨씬 높으나 극 중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육아맘들은 직장 내 남녀 차별에서 공감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과연 이 책이 독일 사회에서 어떻게 읽혀질지 궁금하다. 이 친구는 애둘러 독일에도 남녀 차별이 존재한다고 했지만.. 아직 책을 다 안읽었기 때문일거다.
독일 사회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경력 단절이라든지 여성들의 육아 애로 사항들이 있다. 그렇지만 양육 정책 만큼은 우리로선 절대 못따라갈 것으로 보이는 선진국의 위상을 자랑하는것이 사실이다. 엄마가 오페라 극장에 아이를 맡기고 오페라를 볼 수 있는 이 나라 사람들이 노키즈 존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세계 여성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한 베를린 시민들이 맘충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 '맘충'과 '노키즈존' 두 단어는 그들이 몰랐으면 싶은 한국의 모습이다. 이 책을 구입해서 읽겠다는 저 마지막 메시지가 이번만큼은 100% 반갑지 않았다.
세계 여성의 날인 오늘, 동아제약에서 면접 시 여성 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을 낳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버지니아 울프는 100여년 정도 지나면 이 시대의 남녀차별이 없어지지 않을까 예상했건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만큼은 보기좋기 빚나갔다.
우리사회는 부끄러운 민낯을 개선할 수 있을까. 그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는 것에서 만큼은 <82년생 김지영>의 존재감이 크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