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저마다의 접근법과 관점이 있다.
차트와 데이터를 중시하는 사람, 뉴스를 중시하는 사람, 소문을 중시하는 사람, 남의 말(믿고 싶은 사람의 말)을 중시하는 사람 등등..
나도 위에 언급한 것들을 다 참고로 하지만, 나는 주식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보는 걸 선호한다.
예를 들어 이런 거다.
가상화폐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던 내가 가상화폐에 투자하게 됐던 계기는 다소 엉뚱하다. 외국의 어린이 납치범이 몸값으로 비트코인을 요구했다는 기사를 우연히 접하면서다.
'그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바란 게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이라고? 그게 뭐길래‥ 대체 어떤 가치가 있길래‥'
그 기사를 접하고 근 1주일 여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가상화폐에 대해 몰입하고 내린 결론은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최소 5년 정도는 이건 무조건 된다' 였다.
이후 한동안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져보라는 권유를 했는데, 투자했던 사람은 오직 단 한 명이었다. 그것도 내 말을 듣고 그날 밤 바로 투자했다니, 어찌보면 그 친구도 무모한(?) 사람이다. 그래도 불과 2주 쯤 지나 "두 배로 올랐는데 어쩌면 좋으냐"는 전화를 받아 다행이지만..
그때 나를 '저 친구가 어쩌다 저렇게 변했나‥'하는 눈빛으로 피라밋 등 다단계 판매원 바라보듯 하던 친구들이 투자 이야기를 할 때 이따금씩 농담삼아 이야기 한다. "그때 우리가 상범이 말을 들었어야 했어.^^"
또 한 예는 이런 거다.
국내 15세 이하 백억 대 어린이 주식부자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재밌는 건, 모 제약그룹 회장 손주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당시 그 그룹의 회사 하나가 신규 상장됐는데, 회장님의 손주 사랑 마인드를 믿고 투자하여 적지않은 수익을 냈었다.
그렇다고 내가 주식 고수는 아니다. 나도 손실도 본다.
이 이야기를 하는 건, 다양한 사회 현상을 단순히 넘기기 보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면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도 있으니 관점을 넓혀 보라는 투자방법의 예시일 뿐이다.
제약회사 회장이 본인 주식을 모두 딸과 사위에게 증여했다. 주식 증여시 증여세는 주가와 비례한다. 따라서 주가가 낮을 때 증여하면 증여세가 절감되고 주가가 오르면 증여세도 올라간다.
그런데, 신약 개발 중인 회사 회장이 임상실험을 앞두고 갑자기 몇 천억 원의 증여세를 부담하며 주식을 증여한다면, 회장은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과 그에 따른 향후 주가 예측을 어떻게 했을까.
듣고 보게 되는 현상과 소식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면 재밌는 게 많다. 그런 관점에서 12/12일 흥미로운 공시가 하나 나왔다.
한 기업의 CEO가 대출을 받아 12/11일 자사주 89,453주를 50,306원에 장내매수 했다는 공시.
차트에서 보듯 이 회사의 주가는 10/31일에 비해 불과 40여일 만에 두 배로 뛰었는데, 짧은 기간에 급등한 자기 회사 주식을 급등한 가격으로 무려 45억 원어치를 사들인 이유가 뭘까?
바보가 아닌 이상 대출 50억을 받아서 그것도 최근 1년내 최고가 부근 가격에서.
나는 이런 걸 유의미하게 살펴본다.
그 다음 할 일은 그 회사에 대한 이슈 파악과 향후 동향에 대한 분석이다. 그 다음 투자결정은 자신의 판단에 따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