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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Oct 02. 2016

아수라

꿰어지지 않은 구슬이 아쉽다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뭔가 계속 꼬이는 듯하면 왠지 인생이 난장판이 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주변에서 나를 옭죄기 시작해 탈출구가 점차 흐릿해지기 시작하면 그게 아수라의 시작이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제작사 사나이픽쳐스의 이름만큼이나 개성 강한 사나이들이 모였다.

그리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임을 입증한 영화.


말기 암 아내로 인해 심신이 피폐되며 비리의 늪에 빠져드는 도경. 그런 도경의 허점을 파고드는 비리 정치인과, 약점을 흔들며 목을 죄는 검사.


이용하려는 두 남자와 빠져 나오려는 한 남자의 사악함과 야비함과 비굴함이 뒤섞이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나가는 [아수라].

이제 起承轉의 마지막 結을 위해 도경이 울분을 담은 반전을 도모한다. 그리고 이것은 감독이 도모하려 한 반전이고 감독이 보여주고픈 연출 역량이기도 하다.

그 반전을 도모하는 순간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의 종결 부분이 떠올랐다. 종국에 자신들을 쫒던 각기 다른 두 집단의 戰線을 유도한 윌스미스와 진핵크만과 같은 반전을 기대하며..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촘촘함이 기대됐던 구성은 망사가 되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꿰어지지 못 한 채 흩어진 구슬과 같이 아수라장이 된다.

정우성 - 주지훈 버디 케미가 돋보였고, 요즘 대세 감초로 부각되는 김원해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반면, 곽도원의 마지막 모습은 허무개그를 보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기승전아수라.

외국에서는 굉장히 호평을 받았다는데, 개봉 초반 보여주는 국내 흥행가도의 탄력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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