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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Oct 11. 2016

얼결에 하루를 묵게 된 Mandal

워밍업을 마치고 이제 노르웨이로 간다


하루 경험만으로 덴마크 물가를 논할 순 없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듯하다.

무인 주차장 주차 시 카드결제를 하고는 매번 주차료 확인을 하지 않았다.
차를 가지고 움직이니 주차를 안 할 순 없는데, 계산할 때마다 스트레스받을 거 같아 그냥 밥값에 포함하는 걸로 생각키로 했다.

근데, 페리를 기다리는 동안 영수증 정리하다 호기심에 다시 들여다보니 100분 기준으로 3400원 정도.
이 정도면 땡큐지~


무인주차장 정산기에 신용카드를 삽입하면 왼쪽 티켓이 출력된다.

입차시각 6월 1일 12:30. 그 아래 신용카드 번호가 찍히고, 기본요금 18 코루나, 최대 72 코루나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차량 출고 시에 동일한 정산기에 사용했던 신용카드를 삽입하면 기존 삽입했던 카드 정보로 주차시간을 정산하여 오른쪽 티켓이 나온다.

입차시각 12:30, 출차시각 14:06. 주차료가 18 코루나인 걸로 보아 기본이 2시간 인 듯.



이제 노르웨이로 건너가는 페리 승선을 위해 히르찰스 항구로 간다.
덴마크 히르찰스에서 노르웨이 크리스티안샌드 구간을 운항하는 Fjord Line은 오전 11시 45분과 오후 6시 두 번 운항한다.
6시 페리를 타기 위해 4시쯤 히르찰스에 접어들었다. 


여기서 잠시 AJ 내비의 똑똑함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히르찰스에는 노르웨이 동서부의 여러 도시로 운항하는 페리가 있는데, 크리스티안샌드로 가는 페리를 타려면 어느 부두로 가야 할지 몰라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명쾌한 답이 안 나온다.

일단 항구까지 가서 물어보자는 생각으로 다음 목적지인 노르웨이 Preikestolen을 내비에 입력하니

신통하게도 그곳으로 가는 페리를 타는 부두로 바로 안내한다. 어구~ 똘똘한 놈 같으니...    


'드디어 페리를 타는구나..' 

여행 경로에 대한 도상 탐색에 의하면 여행 기간 중 페리를 엄청 타야 하는데, 이제 첫 페리를 만났다. 

지금까지가 이번 여행의 워밍업이었다면, 이제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차량까지 함께 승선하는 절차가 어찌 되는지 궁금했는데, 두 가지에 놀랐다.


부두 입구 Gate Box의 직원이 여권을 요구하고 차량번호를 묻고는 바로 비용 결제를 하고 8번 lane으로 가란다.

비용은 세 사람과 차량을 포함하여 원화로 135,000원 정도. 

국가와 국가 간 이동이라 승선에 필요한 서류 작성 등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예상했는데 절차가 너무 간단하다. 비용도 생각보다 저렴하고. 

보딩은 출항 30분 전에 한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이 많은 차량을 30분 만에 다 탑재한다고?' 


그런데, 막상 보딩이 시작되고 치량들이 탑재되는 과정을 지켜보니 신기하다.
승선하는 차량을 페리 내부의 U 코스 레이어로 세 바퀴 정도 계속 돌리니, 차량들이 램프 경사면을 따라 위로 올라갔다 내려와 다시 탑승구 앞쪽으로 승선한 순서대로 위치하게 된다.

먼저 탄 차량이 먼저 내리는 깔끔한 先入先出 방식. 


그다음 놀란 건, 그렇게 차량들이 정지한 상태로 차량 탑재가 끝이다.

흔들림에 대비하여 바닥에 바퀴를 견인하거나 결박하는 절차가 없다.
내 차는 평면에 있고 바로 뒷 차는 경사면에 있어 혹시라도 밀려서 내 차와 부딪히지 않을까 내심 불안한데, 직원들은 신경도 안 쓴다. 그걸로 끝이다. "OK~" 라며 그냥 내리란다.  세월호 생각이 났다.

승선한 차량을 제대로 고정시키지 않아 차들이 쏠리면서 배의 중심이 더 무너졌다는..
차이점이 뭘까? 단지 배 크기의 차이일까? 


노르웨이 도착 후 첫 일정인 Preikestolen 등반을 위해 등산로 입구 근처 숙박을 계획했는데,

페리를 타고 크리스티안샌드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8시 반. 4시간의 이동시간을 감안하면 숙박지 변경이 불가피하다.


1시간 30분 여를 달린 후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숙소 검색을 하니 32km 거리에 뭔가 하나가 뜬다.

목적지를 따라가면서 거리가 줄어드는 걸 보면 우리가 가는 경로상에 있나 보다.........
했는데.....  


한참을 가다 내비는 회전 교차로에서 AJ를 오던 방향으로 되돌린다.
'헐~ 이게 뭐지..?' 결국 오던 방향으로 30여 km를 소모적으로 역주행.
우리나라 내비는 운행 중이라도 경로를 미리 보여주고 안내를 하는 반면, 얘네는 그냥 가던 방향으로 안내하는 걸 몰랐네..

차를 돌려 오던 방향으로 2km 정도 가면 될 것을 15km를 더 질주해 로터리에서 회전하여 되돌아 간 것이다. 


그렇게 밤 10시 반쯤 도착한 숙소는 노르웨이 최남단 Mandal의, 바다와 접해 있는 산장 방갈로.



그런데, 아침에 잠시 둘러보니 이 동네 아기자기하면서도 은근 멋지다.

요트와 배가 많은 걸 보니 체험할 게 많은 모양이다.

이번엔 얼떨결에 들러 잠만 자고 가지만, 며칠 쉬어가기에도 좋은 곳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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