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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Jan 29. 2017

낯선 교통환경이 주는 교훈


교통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

낯선 교통 환경은 이방인을 당혹스럽게 할 때가 많다.

먼저 언급한 적이 있지만, 직접 운전을 하니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는 안 보였던 부분이 많이 보인다.


우리와 가장 큰 차이는, 좌회전 신호가 없고, 중앙선이 노란색이 아닌 흰색이라는 거.

근데, 좌회선 신호가 있을 때도 있고, 중앙선이 노란색일 때도 있다. 일관성이 없다. 그래서 더 헷갈린다.

좌회전 신호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노란색과 흰색의 중앙선이 어떤 경우에 구분되는지는 끝내 알지 못했다.

어쨌든, 기본이 비보호 좌회전이라 생각하면 된다.

제법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도 이 기본 비보호 좌회전이 이방인에게 주는 대략 난감에 대해서는 이미 한번 궁시렁댔으니 생략.

중앙선이 흰색인 거까진 그렇다 치더라도, 그 흰색마저 실선이 아닌 점선인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좌회전을 할 때마다 내 차선을 제대로 탔는지 확인하기 바쁘다.


또 하나 익숙지 않은 건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언급했지만, 북유럽은 자전거 도로가 자동차 도로와 거의 비슷한 폭으로 도로의 가장 바깥에 위치한다.

그러니 우회전을 하다 보면 무심결에 자전거 도로로 진입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여기서 또 헷갈리는 건, 어떤 경우에는 우회전시 자전거 도로 앞부분이 우회전 가능 차선으로 표시되기도 한다.

게다가, 버스와 택시 전용차선이 구분되는 경우도 있다.

네 개의 차선이 안쪽부터 [좌회전 - 직진 - 버스 택시 전용 - 자전거] 차선이다.

이러한 차선 구분이 도로면에 표시되어 있으니 진입 후에야 알게 된다.

초행길인 운전자가 좌회전이나 우회전시 이런 도로를 만나면 제 차선 찾기 바쁜데,

이 경우 직진 차선에서 우회전을 하려면 차선을 또 어찌 타야 하는 건지..

우리와는 다른 이런 것들이 이방인을 완전 초짜로 만든다.


3~4일에 걸쳐 회전 교차로 진입에 대한 불문율을 눈치껏 인지했음에도, 습관이 안 돼 집중하지 않으면 매너 없는 운전자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쫄 필요는 없다.  초행인 나도 우왕좌왕하면서도 접촉사고 한 번 없었으니..


여행 중 처음엔 이해가 안 되다가 감탄한 부분이 있다.

신호등의 위치!


우리의 신호등은 교차로의 경우, 주행 차선 바로 앞 건널목과 사거리 맞은편 건널목 위에 두 개가 있다.

교차로가 아닌 왕복 차선 건널목의 경우에는 주행 차선에 가까운 정지선이 아닌 맞은편 차선 정지선 위에 신호등이 걸려있다.

때문에 정지선을 조금 넘어 정지를 하더라도 맞은편에 걸려있는 신호등 식별이 가능하다.


하지만, 유럽의 경우, 대부분의 신호등이 주행 차선 정지선의 보행자 신호등과 같은 위치에 있다.

신호등이 정지선과 같은 선상 옆에 있는 것이다. 가끔 위에 설치된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옆에 있다.

어느 경우든, 정지선에 바짝 붙어 정지했을 경우 주행에 필요한 신호등이 보이지 않는다.

처음엔 왜 이리 불편하게 설치했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며칠 지나며 깊은(?) 의미가 새겨졌다.

정지선 가까이 정지를 하면 신호등이 보이지 않으니, 정지 신호를 받으면 신호등을 보기 위해서라도 정지선 조금 못 미쳐 정지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건널목을 건너는 보행자의 안전이 강화되는 것. 당연히 정지선 침범 단속 강화라는 말이 필요 없다.


어찌 보면 참 쉽고 간단한 발상인데,

우리는 틀을 못 깨는 걸까, 아니면, 국가 재정 확보에 필요한 범칙금 재원의 소멸이 두려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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