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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Feb 02. 2017

초행에겐 혼란스러웠던 주차장 이용방법


북유럽은 주차시설이 다양하다.

건물 주차장과 나대지를 이용한 주차장, 그리고, 골목 곳곳에 노변 주차장이 있다.

하지만, 주차장이 많은 것과 주차가 용이한 것은 별개다.


도심 골목의 노변 주차장은 2차선 골목을 일방통행으로 지정하여 한 차선을 노변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골목골목에 주차장이 있다 보니, 방문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주차장을 찾아 헤매지 않고 가까운 거리에 주차할 수 있어 좋다.

방문지까지 이동시간이 단축되어 그만큼 주차요금도 절약할 수 있다.


높은 인건비 때문인지 유인 주차 정산소를 본 적이 없다. 모든 곳이 무인 시스템이다.

무료주차를 하는 얌체족에 의한 손실이 인건비보다 적다는 판단이겠지.

그러니 모든 곳에서 주차료 무인 정산기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주차장 이용방법과 무인정산기 형태가 다양하다.

건물 주차장과 나대지의 주차장은 주차 시간에 제한이 없지만, 노변 주차장의 경우 장소에 따라 최대 주차 가능 시간이 30분 혹은 2시간으로 제한되는 곳이 많다.

이런 곳은 모두 선불 정산이며, 제한 시간이 되면 다시 요금을 선지급하여 시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귀찮음을 유발해 여러 사람에게 기회를 주려는 배려인 듯싶다.

시간제한이 없는 노변 주차장도 있다.


주차료 정산방법은 선불 정산과 후불 정산이 있는데, 선불 정산의 경우, 원하는 시간만큼 미리 요금을 지불한다.

제한시간 30분인 경우 무조건 30분 요금, 제한시간 2시간 이상인 경우는 주차기에 2, 5, 10 크로네 세 개의 버튼이 있는데 이 보턴을 누를 때마다 주차 가능 시간이 시각으로 표시된다.


후불 정산인 경우 우리와 같이 입차시 주차권을 뽑고 출차시 주차권을 투입하여 정산하는 게 보통이지만,

기기에 따라서는 주차권없이 주차 시 신용카드를 투입하면 기기가 카드번호를 기억했다가 출차시 카드를 다시 투입하면 입력된 카드정보로 알아서 정산을 하는 똘똘한 놈도 있더라는 거.

주차료 정산은 현금과 카드 모두 가능한데, 카드의 경우 PIN 번호(카드 비밀번호로 외국에서는 끝에 00을 붙여 6자리로 입력) 입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선불과 후불의 혼합 형태도 있다.

입차시 카드로 본인이 원하는 주차시간에 해당하는 주차료를 우선 예치(deposit) 해놓고, 출차시 정산하는 방법.

이런 경우 신경 써야 할 점은,

주차장에 따라 예치해놓은 시간 이전 출차시 실제 주차시간만큼 예치금을 정산해주기도 하고, 예치금 정산이 없는 곳도 있다는 거.

또한, 예치금 시간을 초과할 경우 초과시간만큼 자동 정산을 하는 곳도 있고, 초과시간에 대해 과태료를 징구하는 곳도 있다. (오슬로에서 자동 정산될 거라는 호텔 직원 말을 믿었다가 과태료를 물기도 했다)


문제는,

위에 길게 언급한 주차장 및 무인정산기 이용에 대한 설명이 거의 대부분 현지 언어로만 표기되어 있다는 게 함정.

대충 짐작으로 건너짚고 눈치로 판단해야 하니 머리가 아프다.

(코펜하겐의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겪었던 상황은 글로 표현하기에 너무 복잡해 생략하지만, 정말 난감했다)

그래도 독일은 영어 버전을 선택할 수 있어 좀 낫다. 이것도 유로권과 비유로권의 차이인지..

어쨌든 어쩌다 간혹 영어 설명이 보이면 그 기쁨이 마치 모국어를 만난 듯하다.


베르겐의 무인 주차정산기. 1kr 5kr 10kr 보턴으로 주차시간 설정 후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


6월 4일 15:08에 입차하여 6월 5일 09:00에 출차.

주차료 세금 25% 포함하여 220 노르웨이 크로네 후불 결제.


6월 14일 17:46에 주차하여 6월 15일 14:22까지 주차하겠다고 160kr을 선불 결제한 영수증. 운전석 유리창 아래 놓아두면 된다.


오후 8시 이후는 무료이므로 17:24에 19:54까지만 선불 지급.


12:27분까지 1시간 20kr 예치 후, 11:42에 출차 하자 5kr로 정산하여 카드 결제.


10시 43분에 2시간 선불 결제 후 12시 42분 출차. 기가 막히게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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