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노조 파업으로 인해 파리에서 출발이 다섯 시간 늦어지는 바람에 슈투트가르트 도착 역시 그만큼 늦어 숙소 체크인이 급하다.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을 빠져 나와 길을 건너니 쾨니히 거리 초입에서 7인조 브라스 밴드가 요란한 연주를 하고 있다.
마치 노조 파업을 뚫고 국경을 건너온 우리를 환영하는 듯하다.
슐로스 광장을 지나 쾨니히 거리를 관통하여 찾아간 숙소는 일단 방이 넓어 좋다.
파리의 숙소는 여행용 가방 두 개를 바닥에 펼칠 수 없을 정도로 좁았는데, 가방 두 개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는 게 이처럼 즐거울 줄이야.
근데... 옷장 문이 잘 안 맞는 건 뭐냐.. 오차없는 정확 정밀이 독일의 트레이드 마크 아닌가..
저녁도 먹어야 하고, 중심가 지리도 익힐 겸 거리로 나섰다.
슈투트가르트 다운타운의 가장 중심 번화가인 쾨니히의 밤거리는 적막하다.
쾨니히 거리 좌우에 있는 거리도 마찬가지다.
쇼핑타운과 럭셔리 매장이 주를 이루는 거리라서인지 어둠이 내린 후 문을 연 곳이 하나도 없다.
분위기 있어 보이는 BAR 만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 밖에 앉아 맥주든 커피든 한잔 하고 싶을 정도로 제법 낭만스러워 보인다.
놀라운 건, 마치 왁스를 입힌 것처럼 도로에 휴지 하나 보이지 않는다는 거.
이곳 사람들은 정말 밤엔 아무 것도 안 하나..??
사람 사는 곳인데 그럴리가..
쾨니히 거리 끝에서 마리엔 거리로 들어가니 여기 사람 사는 곳 맞다.
많은 사람들이 로드 카페에서 밤의 낭만을 즐기고 있다.
음주 인파가 있는 이곳 역시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너무 깨끗하다.
대체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배가 고프다. 기름진 건 조금 거북할 거 같아 망설이고 있는데, 일식당이 보여 들어갔다.
라멘이 20유로면.. 25000원이 넘는다는.. ㅎㄷㄷ~~ 가장 싼 야채라멘도 14유로다.
무료 화장실이 흔치 않은 유럽에서, 화장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스타벅스는 아주 반갑고도 고마운 존재다.
때문에 스타벅스가 보이면 그 위치를 잘 기억해 둬야 필요할 때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젊은이들의 형태는 어디나 비슷한 듯.
맥주의 본 고장 독일에 왔으니 브로이하우스는 아니더라도 맥주 맛은 봐야 안되겠나 싶어 숙소로 돌아가며 맥주를 사려는데 파는 곳이 없다.
편의점까지 모두 문을 닫았다. 하는 수없이 조금 비싸지만 숙소에 있는 자판기에서 맥주를 구입.
내일부터는 해 떨어지기 전에 미리미리 구입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