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 Acor Hotel의 조식은 군더더기없이 깔끔하다.
우리의 식사방식으로는 다소 미진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유럽 스타일에 맞춰 빵 위주로 과하지 않고 소박하다.
여러 종류의 빵과 치즈, 과일과 시리얼, 커피는 물론, 다양한 종류의 Tea에 쥬스까지.
오른쪽 위 귤 위에 있는 그린색 과일이 배인데, 맛이 아주 따봉이다.
처음엔 종류가 단순해보였지만, 이게 하나같이 맛있는 게 그냥 지나칠 게 없다. 결과는 결국 과식.
그리고, 이 모든 게 믿기지 않게 5유로.
아침을 배불리 먹고 호텔을 나서 바로 옆에 있는 성당을 들렀다.
한국에서는 연미사 외에는 성당을 가지 않는, 무늬만 신자인 사람이 희한하게도 외국만 나가면 보이는 성당은 꼭 들어가게 된다.
나의 외국여행은 (그분께는 외람된 표현이지만) 절반은 성당순례가 되고 있다.
성당에 들어가니 은은한 파이프 오르간 연주가 이어진다.
오르간 앞에 두 사람이 앉아 있는데, 사부님이 제자를 교습중이다.
방문객에 아랑곳없이 지도에 열중이신 사부님이 이따금씩 직접 시범을 보이는데,
음악에 문외한인 순수 일반인 귀에도 사부님의 연주가 보다 자연스럽게 귀에 와닿는다.
내공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스승과 제자의 인상적인 연주를 들으며 성당 내부를 들러본다.
소박한 내부지만, 제단 주변을 둘른 패들이 이채롭고, 작은 기도실이 정겹다.
골목을 누비다 들른 피자집은 피자를 중량으로 판매한다.
진열되어 있는 몇 종류의 피자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이거 200g, 요거 300g."
뭐.. 이런 식이다.
지구에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콜라도 있네..
비스마르크 광장 주변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하우프트 거리에 스시집이 있다.
저녁식사 시간이라 들어가 덴뿌라 라멘을 주문하니 이렇게 나온다.
튀김은 시키지 않았다고 하니, 덴뿌라 라멘을 주문하지 않았냐고 되묻는다.
덴뿌라 라멘이라 하여 라면 안에 튀김 몇 개 들어가는 걸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별도로 나올 줄이야. 더구나 볶음밥까지.
게다가 가격이 7.5유로다. 슈투트가르트 라멘과 어쩜 이리도 가격 차이가 나는지...
완전 계 탄 기분이다.
오전에 성당에서 파이프 오르간 연주로 즐거웠는데, 가성비 좋은 착한 가격의 삼시세끼까지 하루가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