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 녹색의 나무들과 어우러진 건물들의 빛 바랜 색감들,
그리고 빨강과 노랑의 포인트가 아기자기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적한 산간 역의 고즈넉함이 너무 예쁘고 맘에 들어서...
눈과 빛바랜 건물 색조의 조화가 운치있게 느껴져 오랜만에 흑백으로 몇 컷 담아봤는데 느낌이 괜찮다.
내친 김에 몇 컷 더.
같은 곳, 다른 느낌.
같은 피사체라도 흑백과 칼라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지만, 가로그립과 세로그립의 느낌 역시 다르다.
가로그립의 넓은 시각이 광활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면,
세로그립은 깊이있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세로그립의 결과물을 좋아하면서도,
여행 포스트는 다양하고 동적인 모습을 넓게 담을 수 있는 가로그립 사진을 많이 올리게 되는데,
이것도 뷰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거 같다.
PC 모니터 등 웹을 이용할 때는 가로그립 사진이 올리기도 편하고 시인성도 좋지만,
요즘 대세인 모바일로 볼 때는 오히려 세로그립 사진이 디테일이 산다.
... 사진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문외한이 갑자기 무슨 행세를 하는가...
하던 리기산 이야기나 계속 하자.
계속 걸으니 리기산 중턱에 자리잡은 산간마을이 보인다.
모두가 개인별장은 아닐테고, 내 능력부족과 무지의 소치겠지만, 늘 이런 외진 곳 거주자들의 생계수단이 궁금하다.
그런 나의 궁금증에 건네준 힌트.
내가 동생과 함께 만든 법인명이 BNB다. 동생과 내 이름의 끝자 영문 이니셜을 딴 것인데,
BNB가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Better & Best 라고 둘러치곤 한다. 꿈보다 해몽.
그런데, 스위스의 산간마을에서 뜬끔없이 BnB를 보니 엄청 반갑다.
저 BnB는 뭐냐.. 가까이 가 들여다보니 Bed and Breakfast. 이런 곳에서의 숙박도 재밌을 거 같다.
홈페이지 주소도 있다. www.bnb.ch
누가 어떤 의미로 이런 곳에 마리아와 예수를 모셨는지...
세상엔 흥미로운 게 참 많다.
모바일 뷰를 위해 세로그립 하나 더.
이 산간마을에서 가장 모던한 느낌의 집.
주인의 성품과 취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Rigi Kulm에서 걸어내려와 중간지점 쯤 되는 Rigi Kaltbad First 역에서 아이를 동반한 한국 젊은 부부를 만났다.
국내 某 기업의 싱가폴 주재원으로 있는데, 3개월여 강도높은 근무에 2주간의 휴가가 주어져 유럽을 돌고 있단다.
3개월간의 근무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나, 1년에 4~5일 휴가 쓰기도 눈치보였던 시절과 비교하면,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난 아이들에게도 큰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