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추석, 부모 생신, 어버이날, 사람에 따라 성탄절까지. 대한민국의 자녀들은 챙겨야 할 날이 너무 많다. 결혼한 기혼자의 경우 양가를 챙기려면 1년에 기본이 열 두 건. 직계는 물론 친지의 경조사까지 발생할 경우 건수는 더 늘어난다. 이 중 뭔가 소홀함을 느끼는 경우 부모들은 이상하게도 자기 자식보다 자녀의 배우자에 대해 서운해 하기도 한다.
부모로서 바라는 게 자녀의 행복이라면서도, 어느 순간 우리는 누군가에게 자녀의 효도를 자랑하며 행복을 느끼게 해줄 뭔가를 바라고 있다. 그로 인해 자녀들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때로는 서로의 부모를 챙기는 문제로 갈등을 빚을 수 있음에도 말이다.
경험을 활용하는 두 유형이 있다. 당한 만큼 받고 싶은 보상심리와 당한 걸 반복하고 싶지 않은 반면교사형.
자녀가 결혼하면 결혼후 1년은 뭐든지 처음이라 신경이 쓰인다. 때문에 아들이 결혼후 아들부부에게 강조한 말이 있다. "때마다 뭐 선물한다고 신경쓰지 마라. 신경쓰다보면 챙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고, 매년 반복하다 보면 때론 짜증날 수도 있는데, 우리가 짜증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 그러니, 외부에서 같이 밥 먹는 걸로 끝."
부모에 대한 선물이 적정 금액 설정하기도 힘들고, 품목 고르는 건 더 어렵다는 걸 경험으로 잘 안다. 자신들의 소득 범위와 부모의 만족도, 거기에 양가 균형까지 맞춰야 하는 선택과 판단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아이들이 안쓰럽고 그런 일로 짐을 지우고 싶지 않다.
물론 우리 부부의 이런 생각이 옳다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생각의 관점이 다르고 행복의 기준이 다르기에 사돈들의 판단이 다를 경우, 아이들은 우리로 인해 또 다른 균형의 고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라도 일관된 기조를 보이는 게 결국은 아이들이 편할 거란 생각에 어버이날을 앞두고 같은 이야기를 다시 강조했다.
"그래도 결혼하고 첫 어버이날이니 꽃을.." 아들내외의 말에 답했다. "정말 맘에 딱 드는 꽃이라면 모르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ㅇㅇ보다 예쁘고 맘에 드는 꽃은 없는 거 같다. 네 얼굴이 최고의 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