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에도 귀천이 있다?

by 강하


"얘 하는 짓좀 봐~"와 "얘 하는 행동좀 봐~"는 느낌이 다르다.
행동을 우리말로 표현하면 '하는 짓'일텐데, '짓'은 왠지 행위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느껴진다.
"그 사람은 하는 짓 하나하나가 우아하다 "는 표현은 어째 조화롭지 않은 듯하다.

교수인 친구가 이런 말을 들려줬다.
"요즘 젊은 애들은 굉장히 직설적이야. 한번은 'ㅇㅇ 어디 갔나?'고 물으니 '똥 싸러 갔는데요' 하더라. 화장실도 아니고 똥 싸러.. 처음엔 얘가 나를 엿먹이는 건가 싶었는데, 요즘 애들 표현이 거침이 없더라구."

요즘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키우며 사용하는 언어중 자주 듣게 되는 표현이 "애 똥 싼 거 같아."
처음 이 표현을 들었을 때 무척 어색했다.
우리 세대는 귀염성있게 들리는 '응까'나 '큰거' 아님, '대변'이라는 표현이 훨씬 자연스러웠는데, 지금은 아닌 듯하다. 직설적이다.
사실 다 표준어다. 사전을 찾아봐도 비속어도 아니다.

아마 남자 여자 성기라는 표현대신 원래 있는 단어를 대화 중 사용하면 사람들이 모두 화들짝 놀라며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볼거다.

언어라는 게 묘하다.
같은 의미의 표준어임에도 사용하는 단어에 따라 천박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고 품격있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런 기준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됐는지 궁금한데,
오래 전 계급사회에서 상류계층 구성원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위해 언어의 제한을 두지 않았을까 싶다.
언어에 대한 편견역시 이너써클의 기득권에서 파생된 게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