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을 죽음에 이르게 한 계기에 대한 (하도 고인의 명예 운운하니 나도 직접적인 표현은 안 하겠다) 당의 입장을 묻는 기자에게 보인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반응을 보니 어이없음을 넘어 진저리가 쳐진다.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
그리고 기자에게 덧붙인 마지막 한마디 "나쁜 녀석.."
이해찬 대표는 기자의 질문을 정치적 공세라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누구나 의구심을 갖는 어떤 현상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졌다 해서, 본질에 대해 그 누구도 접근하지 못 하고 그에 대한 선한 기억만을 남겨놓으려 한다면, 그거야말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정말 누가 나쁜 녀석인지.
진보의 문제는 자신들은 항상 선(善)이라고 생각하는 데 있다.
덧붙이자면,
장례를 서울시葬으로 5일장으로 한다는 것도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이런 일은 오래 끌어 자꾸 사람들 입에 오르게 하기보다 오히려 조용히 신속하게 마무리지며 겸허한 모습을 보이는 게 국민정서에도 부합하고, 정치인들의 셈법인 정치공학적으로도 낫고, 무엇보다 스스로 책임을 진 고인의 마지막 명예를 지켜주는 게 아닌가 싶은데, 내가 정치를 너무 모르는 건지..
애도기간을 끌어 본질에 대한 문제 제기를 회피하려 한다면 그야말로 이장폐천(以掌蔽天) 아닌가.
정치를 떠나 내가 유족이라면 조용한 선택을 할 거 같다.
고인을 기리려면 올바르게 기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