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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May 30. 2021

금오도 비렁길 1코스


비렁길 1코스는 함구미에서 시작된다.
숙소에서 함구미까지는 5km 남짓.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체력을 아끼기 위해 숙소 인근의 여천여객선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여천항 인근도 돌아볼겸 9시 20분 첫차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각에 숙소를 나서 여천터미널에 거의 다달았을 즈음 터미널을 떠나는 버스가 보인다.
이런.. 9시 20분이 첫차가 아니었나..
충분치 못한 정보로 40분의 시간을 잃은 게 아쉽지만,
이제 비렁길 경험을 시작하자.

함구미항의 비렁길 초입.

길 양 옆의 나무가 맞물려 터널같은 느낌을 주는 도로가 시작부터 느낌이 좋다.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운반하여 널었다는 미역널방.
그만큼 바람과 햇볕이 좋은 곳인가 보다.


미역널방에서 바라본, 해안을 따라 데크로 조성된 비렁길 1코스.
'이래서 비렁길~ 비렁길~ 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내 가슴을 뛰게 만들며 멋스럽게 다가온 길.

이때만 해도 거의 모든 비렁길이 이렇게 조성되어 있는 줄 알았다.

이곳에서 바라본 미역널방.

절벽을 보니 문득 노르웨이의 Prekestolen이 떠오른다.


오붓한 분위기의 수달피비렁전망대.


고려 명종 25년 (1195년) 보조국사 지눌이 금오도에 절을 세운 기록에 의거 송광사 절터로 추정되는 곳.
지금은 아무 흔적도 없이 낡고 색바랜 안내표지판만 존재한다.


비렁길은 혼자 천천히 사색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걷다보면 동백나무 군락도 지나고, 대나무 숲도 지나며, 길 옆의 작고 예쁜 들꽃들을 무수히 만나게 된다.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도 주는 비렁길의 특징 중 하나는, 길 대부분이 한 사람이 걸을 정도의 폭이라는 것.
교행이 힘들 정도로 폭이 좁기 때문에 비렁길은 1코스부터 시작하는 정주행이 바람직하다.

5코스에서 시작하여 1코스로 역주행할 경우, 마주오는 사람들과 통행에 불편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모습이 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해 흑백 톤으로 담아봤다.


멋진 풍광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덧 비렁길 1코스의 끝이자 2코스가 시작되는 두포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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