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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Oct 23. 2023

대통령의 해외순방


대통령 해외순방 예산 예비비 추가 편성이 논란이 됐다.

당초 예산 249억을 다 소진하고 329억을 추가하여 해외순방에 쓰이는 금년 예산이 총 578억이 되는데, 여기에 대통륑 순방 프레스센터 지원예산 88억이 포함되면 실질 순방 관련 예산이 666억이 된단다.


계획은 늘 변경될 수 있다. 그에 따른 예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예비비 항목이 있는 것인데, 문제는 국민의 상식선에서 이해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 먼저, 배보다 배꼽이 큰 '과함'이다.

당초 예산의 30%가 아닌 당초 예산보다 더 많은 130% 예산이 증액됐다면, 애시당초 예산 자체가 주먹구구였거나, 아니면, 국가정상의 해외순방이 즉흥적이었다는 반증아닌가. 어느 경우든 무계획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 두 번째는, 대통령 스스로 천명한 정부 예산 운용기조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기회있을 때마다 정부 세수 감소에 기인한 긴축예산을 강조했다. 소모성 예산 낭비를 줄여야 한다며 카르텔을 내세워 특정단체 지원예산을 축소하고,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느냐는 비난을 받아가며 R&D 예산을 삭감하면서, 국민의 세금이 10원 한장 허투루 새서는 안된다고 앞장 서 강조한 사람이 대통령이다.


- 세 번째 의문은, 당초 예산보다 많은 추가예산을 편성해야 할 정도로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절실하게 필요했느냐는 것이다. 국제정세가 수시로 급변하여 국익을 위한 국가수반의 기민하고 적극적인 외교활동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런 측면에서 불요불급한 해외순방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대통령의 금년 해외순방은 11월 영국과 12월 네덜란드로 이어진다고 한다. 모두 국빈방문이라 강조하지만, 비용이 안 드는 건 아니다.


또 하나 주목되는 건, 대통령 해외순방시마다 반복되는 공교로움이다. 휘발성이 큰 사회적 이슈를 대통령이 직접 던져 나라를 혼란에 빠트려 놓고 본인은 훌쩍 떠나버린다. 그리고 돌아오면 흐지부지되는 '아님말고' 현상이 루틴이 되어버렸다.

대표적으로 초등학교 취학연령 하향이 그랬고, 주 69시간 근로제 도입이 그랬다. 모두 대통령이 해외순방 전 화두를 던진 채 유야무야된 사안들이다. 이번에도 대통령은 의대입시정원 확대라는 화두를 던지고 해외순방에 나섰다. 늘 논란은 국민의 몫이다.


엄마 아빠 소득이 줄었다며 자녀들 교육비와 용돈을 줄이고, 공부하라며 과제만 던져주고 정작 엄마 아빠는 여행을 다니면 아이들은 그런 부모를 이해할 수 있을까. 여행을 다녀와서도 자녀의 불만은 고려치 않고 대화마저 거부한다면 아무리 부모라도 자녀들은 반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자녀들은 해외여행 다니는 부모보다 평소 자신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가정적인 부모의 말을 더 귀담아 듣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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