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의 생각을 알게 되면 1000년 후가 보일까?
# 얼마 전 대학 동아리가 점차 소멸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수 년간의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단체활동이 제한되어 있던 차에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과 관련된 스펙 쌓기가 아닌 활동에 소극적인 마인드가 더해지면서, 풍물놀이 등 취미와 관련된 동호회나 봉사활동 관련 동호회가 급격히 소멸된다는 내용이다.
# 지난 주 만난 후배가 고등학생 아들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중학 3년간 코로나로 인해 동창 개념도 희박하고 담임 선생님과 특별한 교감도 없었을 뿐더러 집에서도 혼자이다 보니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 주말에 아들 가족을 만났다.
입이 트인 손주를 만날 때마다 일취월장하는 어휘력에 놀라면서 이제 제법 대화하는 재미가 쏠쏠한데, 엄마와 아빠에 대한 호칭이 내게 굉장히 어색하게 다가왔다.
"내 엄마 아빠는..."
우리 엄마, 우리 아빠, 우리 집에 익숙한 우리 세대에게 내 엄마, 내 아빠라는 표현은 어색하면서도 혼란스럽다.
DINK(Double Income No Kid)까진 아니더라도 1가구 1자녀가 많아지면서 알게 모르게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이모 고모 삼촌 등 방계혈족 개념이 사라지고 있으며,
형제 자매 남매가 함께 자라며 아웅다웅 다투는 가운데 서로 보살피고 존중하며 상호관계에 대한 개념이 형성되면서 생각과 습성이 다른 상대에 적응하게 되는데, 혼자 자라다 보니 배려와 타협을 모르고 '다름'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 모든 게 내 중심이다. 성장 과정에서 복수관계가 아닌 단수 환경에 익숙하니 조율이 아닌 주장이 앞서게 된다.
시대 흐름 속에 사회 현상이 바뀌면서 삶의 가치관이 새롭게 형성되는 건, 그것이 진화로 인식되든 퇴화로 인식되든 어쩔 수 없는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변화가 나의 익숙함에 어색하다 하여 받아들이지 못할 때 갈등이 유발된다.
아쉬운 건, 앞으로 사회가 점점 개인주의화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면서도 개인이 할 수 있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거다.
부모가 자식에게 협동과 공존에 대한 개념을 가르치더라도 남들이 함께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내 아이만 손해보는 느낌이 들 수 있기에 더욱 안타깝다.
잠차 퇴색되어가는 공동체 의식을 시대 흐름으로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아무리 개인화 되더라도 타인과의 공존은 불가피한데 앞으로 개인의 삶을 추구하기 위해 사회는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고 인간의 성장과정에서 어떠한 교육이 필요할지, 내가 살아보지 못할 미래가 어떤 형태의 변화를 보일지, 인류학자나 미래학자들이 예견하는 미래 이야기를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