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고맙습니다

by 강하


어머니 연세가 만 아흔 셋.

며칠 후면 세는나이로 아흔 다섯이 되신다.

성탄 전날 아흔 셋 어머니에게 놀란 두 가지 포인트.


함께 식사를 하다 동생에게 물었다.

"TV프로 강철부대 보니?" 동생의 의외의 대답.

"저는 안 보는데, 어머니는 보세요. 매주 챙겨 보세요"

@ㅁ@~ 아흔 초중반의, 할아버지도 아닌 할머니가 특수부대 서바이벌 프로를 챙겨 보는 게 일반적인 건 아니다.


어머니와 나눈 대화.

나 : 어머니 거기 나오는 HID 강ㅇㅇ 팀장 아세요?

모 : 누구?

나 : 강철부대 우승한 부대 팀장.

모 : 아.. 육군첩보부대?


놀람 포인트 첫번째다. 부대 명칭을 정확히 알고 계시다.

이어지는 대화.


나 : 그 부대 팀장 기억하세요?

모 : 그 잘 생긴 팀장?

나 : 그 잘 생긴 팀장이 대위 출신이래요.

모 : 그래? 그 부대는 다 잘 생겼더라..

나 : (크~~) 제가 놀란 건 그 팀장이 연대 나왔다는데, 게다가 연대 ROTC 51기라네..


여기서 내가 크게 감동한 두 번째 놀람 포인트가 나왔다.

모 : 너는 16기 지?


세상에.. 그걸 기억하신다고..?

며칠 전 같은 이야기를 옆지기와 나눌 때 옆지기는 "당신이 17기 던가?" 그랬는데, 90이 넘은 노인이 아들의 ROTC 기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옆에서 듣던 동생마저 놀라움에 한마디 한다. "어머니가 형 기수를 아신다고? 나도 형이 ROTC 몇 기 인지는 잘 모르는데.."


평소 옆지기가 주위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어머니 기억력이 엄청 나세요. 우리가 긴가민가 하는 옛날 일들이나 그 예전에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우리보다 훨씬 정확하게 기억하세요."


어머니가 기억력이 좋으시다는 건 우리 가족 모두가 인정하는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45년도 넘은 아들의 기수를 지금의 현실처럼 바로 즉문한다는 게 내겐 너무 큰 놀라움이자 감동이었다.


옆지기도 입이 벌어질 정도로 크게 놀라며 그런다.

"아들이라서 기억하시는 거야.."


그런가..? 모든 어머니들이 자녀에 대한 사항을 그렇게 기억하고 있을까.. 현재 ROTC를 하고 있는 자녀를 둔 많은 어머니들이 자녀의 기수를 알고 있을까..


새삼 요즘 부모와 자녀들이 서로 공감하고 공유하는 일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다.


지난 9월 막내 아들의 환갑을 함께 하신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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