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애를 깨우쳐주신 선생님의 지혜가 고맙다
문서 정리를 하다 눈에 띈 메모 한 장.
기억을 더듬어 보니 딸아이가 대학 2학년 때인가 건네 준 이야기가 떠오른다.
교양과목 중에 [내 마음 바로보기]라는 과목이 있단다.
스님이 강의를 하신다는데, 스님이 부여한 과제물이 흥미롭다.
학생들에게,
자기 부모에 대한 [긍정명상] (아마 장점이라는 표현을 대신하는 의미인 듯하다) 열다섯 가지씩을 적어
부모에게 보여 드린 후, 자식이 바라 본 [긍정명상]에 대한 부모의 소감과 함께,
부모가 직접 자식에 대한 [긍정명상] 열다섯 가지를 아버지와 어머니가 따로 작성하여 제출해야 한단다.
더욱 재밌으면서도 곤혹스러웠던 건,
대학생들의 리포트 작성에 PC를 이용한 복사가 하도 횡횡하여 반드시 부모의 친필로 작성을 해야 한다는 거다.
이 과제를 통해,
가족 간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됐다는 점이 좋았던 거 같은데,
서로에 대한 신뢰와 가족애를 돈독히 할 계기를 만들어 주신 스님의 지혜로움에 경의를 표한다.
아쉽게도 딸아이에 대한 나의 긍정명상 내용은 없다. 딸아이가 과제로 제출했겠지.
정확히 10년 전 대학생 딸아이가 아빠의 장점이라 여겼던 내용을 읽어 보니 새삼스레 와 닿는 게 몇 개 있다.
4번 [길눈이 밝다]는 것 까지 섬세하게(?) 짚은 게 재밌고,
11번 [한글 맞춤법이 완벽하다]는 부분은, 실행으로 가르치고 싶었던 노력을 인정받은 듯해 기쁘다.
14번 [새로운 것에 적응이 빠르다]도 변화에 둔하거나 게으르지 않은 부모로 생각해줘 다행이지만,
가장 고맙게 느껴지는 건 마지막 15번이다.
본인들이 바라는 걸 해주지 못 한 부분이 훨씬 많았음에도, [자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모두 해주고 싶어 한다]고 긍정적으로 이해해준 것이 고맙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 흰머리도 제법 눈에 띄지만,
10년 전 딸아이가 평가한 아빠의 긍정 요소를 되새기며 퇴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다짐해 본다.
이 과제의 핵심은 부정명상 없이 긍정명상만 있다는 것이다.
장점만을 인지토록 하여 가족간 믿음을 돋운다는 것.
가족끼리 긍정명상을 통해 평소 인식하지 못 했던 가족의 장점을 새삼 인지할 수 있기를 권하고 싶다.
사족 하나
당시 딸아이는 열다섯 개를 적으며 슥슥 적어 내려갔을까, 아님,
열다섯 가지를 쥐어짜 내느라 골머리를 썩진 않았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