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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zMe Jan 09. 2021

조커

무비에게 인생을 묻다. 35

영화 서점 속 한 권의 영화, 서른 다섯 번째 이야기로 조커가 등장했군요! 조커의 인생을 만나나요?

작품의 완성을 위해 무려 24kg을 감량한 조커 속 그 '배우'의 인생을 제대로 만나볼까 합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배우라는 직업이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고, 나름 보람 있고 좋아하는 일이라 해내겠지만, 참 힘들 때도 많을 것 같아요. 국내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서는 배우 김명민 씨가 무려 20kg을 뺐다고 하던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죠. 배우 김인권 씨도 약물 중독 연기를 위해서 단 한 달만에 10kg을 뺀 적도 있대요.



한 달만에요? 대단합니다. 영화 촬영은 기간이 제법 길기도 하거니와, 평상시보다 촬영 때 수고를 더 많이 하게 되니 더 잘 먹어야 하는데도, 심지어 그 기간 중에 체중 유지하려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역시 프로는 프로라는 생각이 드네요.      

<조커>를 통해 만나볼 배우, 호아킨 피닉스도 역시 촬영 기간 내내 사과 하나로 버텼다고 해요.



사과 하나라, 체력적으로도 굉장히 무리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 덕분인지 몰라도 2019년도의 <조커> 작품성으로 대단히 인정받았었죠?

훌륭한 작품이란 평을 정말 많이 받았죠. 저 역시 무척 감동받은 포인트가 있었죠. 그 포인트도 언젠간 풀고 싶네요. 극장을 얼마나 갔는지 모릅니다. 여러 번 보고 또 본 영화죠. 혹시 호아킨의 형도 배우였던 것 아시나요?   



그럼요. 정말 미남 배우였죠. 제2의 제임스 딘이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었던 배우, 리버 피닉스가 바로 호아킨 피닉스의 형이었지 않습니까?

리버 피닉스_이미지 출처:네이버

그렇습니다. 영화 <스탠 바이 미>, <아이다 호>에 출연했었는데, 아이다 호에선 키아누 리브스와 함께 주인공을 맡았죠. 동생 호아킨 피닉스는 헝가리 계열 아버지를 닮아 선이 굵은 외모지만 형 리버 피닉스는 독일계 어머니를 닮아 가늘고 섬세한, 순정 만화의 주인공 같은 이미지죠.


리버 피닉스_이미지 출처:네이버

 90년대 초에 리버 피닉스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같은 20대 초반에다가 각각 막상막하 팬들을 보유하면서 라이벌 구도에 놓이기도 했어요. 리버 피닉스는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잘 알려진 조니 뎁과, 키아누 리브스와 절친한 사이였는데요, 어느 날 조니 뎁의 클럽에 갔다가 누군가가 리버 피닉스에게 약물을 주었고, 그 약물을 먹은 후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생 호아킨 피닉스가 급히 구조대에 신고하지만 23세 나이로 결국 리버 피닉스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죠.       



너무 허무하게 일찍 떠났어요. 감정 연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배우였다고 들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앞두고 있었을 나이인데, 호아킨 피닉스에게는 형의 죽음이 큰 트라우마를 남길만한 충격이지 않았을까요. 

갑작스러운 형의 죽음도 충격이었지만 당시에 리버 피닉스가 워낙 인기 있던 배우였다 보니, 기자들이 리버 피닉스의 숨진 모습 사진을 공개하고, 구조대에 신고했을 당시의 녹음 파일을 공개하는 등 가족의 상처에 상관없이 이슈화 시키는 데 급급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들의 행동에 더욱 상처를 받으며, 호아킨 피닉스가 연예계를 떠나버리게 되었죠.

피닉스 형제_이미지 출처:네이버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을 형의 죽음인데, 남의 아픔을 흥밋거리로 여기는 행태를 봤으니 얼마나 실망이 컸을까요.

부모님이 자유를 갈망하는 히피였기에 공교육도 받지 못했던 피닉스 형제였는데요. 교육을 못 받다 보니 일반상식에 약해서 곤란한 적도 종종 있었지만, 감정만큼은 누구보다 살아있어서 연기할 때마다 캐릭터에 거의 100% 몰입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촬영이 끝난 이후에는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것에 너무 힘들어했다는데요, 그만큼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시켰다는 얘기겠죠.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몇 나올까 말까 한 귀한 배우를 잃은 셈이죠. 호아킨 피닉스는 영화 <글래디 에이터>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며, 다시 우리 곁으로 옵니다. 악역 이후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 이때도 뼈 속부터 연기가 몸에 뱄다며, 역시 리버 피닉스의 동생이라는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고 해요.

호아킨 피닉스_이미지 출처:네이버

           


형이 디카프리오와 라이벌까지 할 정도로 훌륭했으니, 호아킨 피닉스가 뭘 한들 리버 피닉스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떼긴 어려웠겠네요. 

네. 2019년 10월 화제작 <조커>가 있기 전에는 언제나 리버 피닉스의 동생으로 불렸죠. 특히 리버 피닉스가 유명했던 미국에서는 더욱더 그렇게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달라졌죠. <조커> 이후 드디어 반대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리버 피닉스의 동생 호아킨 피닉스에서 호아킨 피닉스의 형 리버 피닉스로 바뀌는, 한 획을 그은 작품이 바로 이 작품 조커니까요.

<조커>호아킨 피닉스_이미지 출처:네이버

        

화제의 이슈작, 조커. 참 논란도 많았던 작품인데, 범죄를 미화했다며 지적도 많이 받았어요.      

물론 그렇게 평가할 요소들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까지 조커 작품들 중 가장 인상 깊은 조커를 만들어 낸 영화가 2019년 조커라고도 하죠. 여느 조커보다도 한 인간의 트라우마에 강력한 초점을 둬서, 조커가 왜 조커가 될 수밖에 없었나를 보여주는데, 토드 필립스 감독이 조커 찍을 당시에 제작진들에게 당부를 했다죠. 어떤 당부냐면, 조커라는 캐릭터를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할 때, 그가 어떤 감정으로 무엇을 어떻게 연기하든 그냥 그대로 놔두라는 당부였다고 합니다. 피닉스 형제의 살아있는 감정 라인을 철저히 믿은 감독이었던 거죠. 그로 인해 호아킨 피닉스만의 놀랍고 새로운 조커가 탄생하게 된 겁니다.

        


감독이 애초에 호아킨 피닉스를 조커로 생각했던 건가 봐요?

시나리오 단계 때부터 이미 호아킨 피닉스를 염두하고 썼다고 합니다. 호아킨 피닉스 역시 정신과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영상을 보고 연구하며, 스스로 조커만의 웃음을 만들었고, 피닉스 형제의 순수한 감정 라인으로 조커에 몰입하여 지금껏 볼 수 없던 대단한 조커를 탄생시켰는데요, 우리나라 돈 660억 정도의 제작비가 들었는데, 북미 개봉만으로 1200억 원을 넘겼고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 R등급 영화 기록을 세웠다고 하네요. 첫 범죄 장면 후 화장실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리허설도 없이 즉석에서 오직 호아킨 피닉스의 감정만으로 진행되었는데, 그 장면은 편집하나 되지 고 그대로 상영됩니다.


<조커> 호아킨 피닉스_이미지 출처:네이버


이젠 형 이름을 뛰어넘은 배우로 2019년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까지 거머쥐게 된 작품 조커.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력 꼭 보시고, 감동을 공유하면 좋겠네요. 영화제에서 8분간이나 기립박수를 받았는데, 그 이유도 작품에서 충분히 찾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호아킨 피닉스,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킨 그가 쏟아내어 만든 조커의 깊이에 감탄했고,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 더욱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조커>호아킨 피닉스_이미지 출처:네이버



획일화된 공교육을 받았다면, 순수한 감정 표현 방법을 잃었을지도 모르죠.

의도였든 아니든, 그것을 막아주신 히피 부모님 덕에 어쩌면 순수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형제,  리버 피닉스, 호아킨 피닉스가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사람으로 태어나 획일화된 교육으로 순수성을 잃고, 다시 연기에서는 잃었던 순수성을 찾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현실도 돌아보게 됩니다.

R등급, 즉 15세 이상 등급 영화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

그러한 결과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요.

관객의 가슴에 발자국을 짙게 남기는 영화  <조> 소개였습니다.

<조커> 국내 개봉 포스터_이미지 출처:네이버

author, S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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