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열었던 두 권의 책
2021년 말 베스트셀러였던 송길영 부사장의 『그냥 하지 말라』와 2022년 초 베스트셀러였던 인플루언서 드로우앤드류의 『럭키 드로우』는 오늘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서로 다른 세대가 쓴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사랑받는 이유는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송길영 작가는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 변하는 사회의 상수 세 가지를 설명합니다. 그에 따라 가치관이 '액상화'되는 현상을 설명하며 이런 상황에서 책의 주 타깃으로 짐작되는 중장년층이 어떤 태도로 변화에 임해야 하는지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신뢰를 쌓을 정도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협력해야만 하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나만의 데이터를 투명하게 쌓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협력을 할 때도 상대를 수단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진정한 파트너로 대할 것을 강조합니다. 눈 떠도 코 베어가는 상황을 겪은 세대가 안심하고 협력에 참여하려면 개인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말로는 설득력을 얻기 부족합니다. 나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과정에서 지적인 재산권을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여러 환경이 조성되고, 그 환경을 활용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바탕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중장년층에게는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시장에 자리 잡은 지분을 잃기 싫은 마음이 있다면, 젊은 세대는 틀에서 벗어난 신선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공로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클 것입니다. 이용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 공정함을 중시하는 자세가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에 이전 세대에서 '좋은 게 좋은 거지'라며 넘어갈 법한 일들을 철저하게 따집니다. 드로우앤드류의 책에는 이런 마음을 다루지 않았습니다만 각 세대마다 진정한 교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어떤 것이 있는지 짚고 넘어가야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가진 세대 간 교류가 활발해질 것입니다.
앤드류의 책을 읽으면 젊은 세대가 사회의 일원으로 온전히 바로서는 것을 고민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누구도 아닌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발견하고 드러낼 것인지, 시장의 반응은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면 되는지 고군분투하던 저자의 개인적인 사례에서 몇 가지 원칙이 도출됩니다. '어떤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할 것인가',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일관되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라고 하고, 사회적 증거를 쌓아두라고 합니다.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동시에 시장의 반응을 너무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균형 잡힌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두 책 모두 예측이 무색할 정도로 빠르고 다양한 방향으로 변하는 세상에서 '잘' 자리 잡고 싶은 사람의 불안함을 진정시켜주고 있습니다. 차이는 이미 이룬 것이 많은 상황에 처한 사람과 손에 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인 사람일 뿐입니다. 하지만 해결책은 진정성을 가지고 매일 나만의 데이터 혹은 사회적 증거를 쌓아가며 열린 마음으로 협업하라는 것으로 동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하우, 지적재산권, 아이디어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송길영 작가는 과정이 모두 공개된 투명한 세상에 누군가를 속이는 건 어렵다고 하지만 저는 그 구체적인 모습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장치들이 있는지 알게 된다면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아이디어를 나눌 때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소통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