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SAW(바르샤바)
코로나가 아직 한창이다.
어디를 가나 마스크를 써야하고 마스크에 가려진 사람들의 민낯은 집에서나 겨우 볼 수 있다.
2022년 2월 24일,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숫자이겠지만, 내게는 다르다.
러시아가 아무 선전포고 없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 이다. 각종 매체에서 키이우 공습 속보를 하루 종일 알린다.
현아...
내 딸이 그 곳에 있다.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전해지는 속보에 몇 일 밤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두문불출이다.
현아 엄마 그리고 외교부와 대사관에 연락을 취하고, 우리 정부의 협조를 약속받은 후 엄마와 아이가 피난열차를 겨우 잡아 탔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곧 바로 폴란드행 비행기에 오른다.
코로나(COVID-19) 유행 전에 있었던 인천-바르샤바 직항은 없어진지 오래인가 보다.
카타르항공의 도항 경유 바르샤바행 비행편이 그나마 가장 빠른 항로다. 18시간...
카타르 도하 공항은 중동의 허브 공항 답게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코로나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18시간 여정을 마치고 도착한 바르샤바 쇼팽 공항은 아직 썰렁하다. 이 시기에 온전히 여행을 하러 오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 이니 그럴만 하다. 코로나탓도 있겠지만, 바로 옆 나라 우크라이나는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고 전쟁 중 이다.
간이 PCR 검사 후 출국장을 빠져 나간다. 폴란드를 떠난지 12년 만이다.
폴란드의 초 봄은 아직 쌀쌀하다...
쇼팽 공항에서 숙소가 있는 호텔까지는 택시로 대략 30분.
대사관 직원으로 부터 걸려온 보이스톡. 미리 신청한 긴급여권을 가지고 내 숙소로 오겠다고 한다.
현아는 우크라이나 르비우의 임시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에서 하루를 잘 머물렀고,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을 지나 주폴란드 한국대사관의 차량으로 바르샤바로 안전하게 이동중이라고 한다.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마치 영화 속에나 있을 법한 일들을 바르샤바에서 마주하고 있다.
내 딸 현아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