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것을 환영해!
우리 반에는 큰 누나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속눈썹이 밤비처럼 촤락 올라간 아이가 있었다.
성격도 순하고 양보도 잘하며,
월령은 빠른 편인데도
체구는 또래보다 작아 더 아기 같아
보이던 아이였다.
아이가 어머님을 닮았는지,
어머님도 아주 온순한 분이셨다.
하루가 워낙 무던하게 지나가서
등‧하원 맞이 시간에도 특별한 이야기가
오갈 일이 없었다.
그저 인사만 나누면 끝나는 그런 아이였다.
그런데 갑자기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되어
어린이집을 옮겨야 할 것 같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런 상황은 흔한 일이었지만,
내겐 보육교사로서 처음 겪는 ‘이별’이었다.
아이의 교재와 개인 물품을 정리해 주는데
눈물이 왜 그렇게 나는지…
결국 어머님과 서로 안고 한참을 울었다.
다행히 우리 반에 대기를 걸어둔 아이가 있어서
그 친구가 다음 주부터 바로 등원하기로 했다.
아이의 어머니가 교실을 둘러보고
원장님께 설명을 듣는 동안,
새 친구는 잠깐 행복한 반에서 적응 시간을 갖기로 했다.
“안녕, ○○아! 행복한 반에 온 걸 환영해!”
밝게 인사하며 반으로 안내했는데,
그 순간 이상한 기운이 스쳤다.
아무리 월령이 빠르고 키가 크다 해도
이 정도의 체격 차이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
행복한 반 아이들보다는
4살, 5살 반에 있어야 자연스러울 법한
그런 모습이었다.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아이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따뜻하게 안아주고 반 친구들에게도 인사를 시켜주었다.
아이들이 밝게 인사하는데도
새 친구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쑥스러워하거나 어색한 기색도 없이
어딘가 자기만의 세계에 머문 듯한 표정으로
교실을 천천히 둘러보더니
마음에 드는 놀잇감을 하나 들고
알아듣기 어려운 말로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