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폴리
새로운 친구는,
뭐랄까 기존의 행복한 반 친구들에 비해
키가 많이 크다는 것 말고는
겉으로 보기에 특별한 점은 없었다.
다만 눈에 띄는 몇 가지가 있었다.
등·하원할 때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고
이름을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는 것.
놀이 시간에도 또래와 함께 어울리지 않고
늘 자신만의 방식, 자신만의 루틴대로만 놀이를 했다.
그 친구에겐 분명한 루틴이 하나 있었다.
등원을 하자마자 곧장
‘파란색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것.
똑같은 모양의 자동차여도
항상 ‘파란색 자동차’ 여야만 했고,
그 자동차를 손에 쥐고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듯했다.
등원했을 때 그 자동차를
다른 친구가 가지고 놀고 있으면
달라고 말하지도, 빼앗지도 않았다.
그저 곁눈질로 그 자동차만 계속 바라보며
주변을 맴돌 뿐이었다.
그리고 다른 친구가
그 장난감을 내려놓기를 묵묵히 기다렸다.
그 시간이 조금 길어지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리듯 내뱉기도 했다.
처음엔 양보하지 않던 아이들도
어느 순간부터는
‘파란색 자동차’만큼은
그 친구에게 자연스럽게 내어주기 시작했다.
나는 일과 시간에
아이들이 더 즐겁게 놀이할 수 있도록
동요나 만화 주제가를 틀어두곤 했다.
‘파란색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폴리나 타요처럼
자동차가 나오는 만화를 좋아할 것 같아
그 주제가를 틀어주었다.
그런데
폴리 주제가의 도입부가 흘러나오자마자
아이는 갑자기 귀를 틀어막고
감당하기 힘들 만큼 큰 고성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