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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아 Apr 30. 2023

머세드의 날씨, 애리포니아 (Arifornia)?

머세드의 날씨를 한 단어로 정리하면 '덥다'이다. 벌써 4월 중순부터 반팔옷이 대세이다. 낮에는 산책하기에 거북할 정도로 덥다. 그러다 몸을 찌르는 듯한 햇살의 진짜 더위는 보통 5월 중순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아직 5월 6월을 여기서 안 지내보았다). 그 더위가  9월 말까지 간다. 그리고 여름인 듯 가을인 듯 한 날씨가 10월 말까지 지속된다. 그 후 한 달 정도의  진정한 가을이 있고  겨울은 12월, 1월 두 달 정도이다. 나름 사계절이 다 있는 편이다.


지난해 7월부터 지낸 내 경험으로 이야기하면 여름에는 보통 95도  (섭씨로 35도)에서 100도 (37도) 정도로 덥다. 그런데 한국과 비교하면 습도가 상당히 낮다. 거의 사막 기후처럼 dry 하다.  한국에서의 여름은 높은 습도로 인해 단순히 더운 것이 아닌  '후덥지근'한데 거기서 후를 뺀 더위라 할 수 있다. 그래 처음에는 햇살만 강할 뿐 약간의 상쾌한 느낌도 있었다. 더욱이 이른 아침 (7시 전)에는 긴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서늘하기도 하다. 물론 해가 올라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햇살이 살에 와서 콕콕 박히는, 심지어 아프게 느껴지는 정도로 강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늘 봄과 같은 기후'의 캘리포니아는 주로 골드코스트의 도시의 날씨이다. 8월 중순경에 산호세에 간 적이 있었는데 온도가 78도(25도) 정도였다. 정말 환상적이란 말이 저절로 나왔다.


하. 지. 만 


같은 캘리포니아라도 머세드와 같은 내륙은 전혀 다르다. 예전에 사막성 기후인 애리조나 (Arizona)에 산적이 있는데 거기의 날씨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이곳을 캘리포니아가 아닌 애리포니아 (Arizona+ California)라고 부른다. 


더운 지방이지만 그래도 나름 겨울이 있다.  12월 1월 두 달 정도이다. 영하로 내려가는 일은 거의 없다. 그리고 겨울이 우기이다 보니 여기서는 여름에는 잔디가 다 말라 있다가 겨울에는 세상이 파래진다. 참 신기했다. 


문제는 워낙 덥고 긴 여름을 보내다 보니 서울에 비하면 기온이 높은데도 나에게는 훨씬 춥게 느껴진다. 여기에 올 때 그냥 데이터만 보고 '안 춥군' 하고는 얇은 패딩 재킷만 가져왔다가 후회를 많이 했다. 더구나 여기 집들은 북향이 많다. 아마 더운 여름을 길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 한 겨울에 느낄만한 추위를 체감하였다. 졸지에 아마존에 전기장판도  (electronic bed pad) 주문하였다. 한국에서도 쓰지 않았던 전기장판을. 애리조나는 겨울에도 따뜻하던데. ㅜㅜ   


그래서 여기는 애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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