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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아 May 03. 2023

딸기나무

ft. 딸기나무열매잼

머세드에는 나의 나무가 있다(ft.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그 이름하여 딸기나무.


지난해 가을이 깊어지면서 우리 집 앞에 나무 밑에 빨간색 열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게 뭐지 하고  나무를 올려다보니 노란색, 빨간색의 열매가 예쁘게 달려 있었다. 나무검색을 해보니 나무 이름은 Arbutus Canariensis라고 하는데 보통 딸기나무 (Strawberry Tree)라고 통칭되고 있다. 하얗고 분홍색의 작은 꽃이 주렁주렁 피었다가 지면서  동그란 노란색 열매가 맺어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열매의 색이 딸기처럼 빨갛게 바뀐다. 참 예쁘다.


딸기나무 꽃


딸기나무 열매 (열매 초기의 노란색 열매는 위의 제목란에 배경으로 있습니다)

구글링을 해보니 원래는 스페인의 카나리 제도 (Canary Island: 윤식당 2를 찍은 테네리페 섬이 이 카나리제도에 있다. 스페인 영토이지만 아프리카 쪽에 있다.)가 원래 서식지라고 한다.  이 아이도 고향을 떠나 참 멀리도 왔네 그려. 머세드가 따뜻한 곳이라 쉽게 자리 잡았나 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나무가 이태리의 국수 ( 나라를 상징하는 나무)라고 한다. 흰꽃과 초록색 잎과 빨간 열매가 이태리 국기의 색과 닮았기 때문이다.


열매는 먹어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껍질은 거칠기 때문에 껍질을 벗기고 먹으라고 권하고 있다. 실제로 먹어 보았더니 단맛이 약한 체리 느낌이 난다. 잼을 만들어 먹어도 된다고 한다.


잼을 즐겨 먹지 않아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넘겨버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예전에 시어머님이 도토리 떨어질 때 되면 도토리 주우러 다니시던 모습이 생각이 났다. 그것을 말려서 가루를 만들어 틈만 나면 도토리묵을 만들어 주셨지. 그때만 되면 어머님은 도토리 이야기만 하셨다. 그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시골학교 운동회 때의 어린아이 같이 발그레 상기된 모습이 참으로 좋았다. 그러면서 갑자기 잼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


올해 초 폭풍과 홍수가 캘리포니아를 강타하면서 머세드에도 바람과 비가 제법 왔었다. 그리곤 나무에 달려있던  빨간 열매가 다 땅에 떨어졌다. 이대로 딸기나무의 추억을 보내기 아까워  구글링 해서 잼만드는 법을 Text로 익히고 만들어 보았다. (1)  먼저 약불로 열매를 뭉글게 만들고, (2) (1)을  믹서에 간다. (3) 갈아진 것을 다시 망에 부어서 씨앗을 걸러낸다. (빨간색의 씨앗이 걸러서 버린다) (4) 설탕과 생강액 조금을 넣고 20분 정도 약불에 조린다.   마지막으로 (5) 레몬 즙 조금 넣어 주면, 새콤달콤한 딸기나무열매 잼이 된다.



요즈음 집을 나설 때 들어올 때 내 나무를 쳐다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이 꽃이 피는 날 나도 우리 시어머님과 같은 함박웃음을 짓겠지! 기대해 본다.


폭우에 열매가 다 떨어진 딸기나무 (아무래도 사진을 배워야겠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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