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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아 May 03. 2023

머세드의 몽족

<리아의 나라 -몽족아이 미국인 의사들 그리고 두 문화의 충돌, 2010 > (원제: The Spirit Catches You and You Fall Down: A Hmong Child, Her American Doctors, and the Collision of Two Cultures, 1997) 책에 보면 머세드에 사는 몽족인들의 삶이 잘 그려져 있다. 아마 한국에서 머세드를 한 번이라도 들어보신 분들은 이 책을 통해서였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몽족은 흐몽족(Hmong)이라고 불리고  중국에서는 묘족으로 불리고 있다. 중국의 소수 민족 중의 하나이고 태국이나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등의 산악지대에 주로 거주한다. 라오스에 많이 거주하고 있던 몽족은  1975년  공산주의자인 파데스 라오가 정권을 잡자 태국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 그리고 태국의 망명캠프에서 다시 서방국가에도 망명을 신청하여 호주 프랑스 그리고 미국으로 망명을 하게 된다. 


미국에 온 몽족인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초창기에 머세드에 정착을 시도하였는데 가장 큰 이유는 라오스의 미 대사관에 근무했던 Dang Moua (당 모우아?) 란 사람이 머세드를 홍보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시작된 몽족의 이주는 붐을 이루어 1997년도에는 여기 머세드 주민이 61000명인데 몽족인들이 12000명이 살고 있어 머세드 전체인구의 1/5를 이루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많아진 몽족인들에 대하여 머세드는 별다르게 주목을 하지 않은 것 같다. 몽족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하고, 일자리도 없고 몽족에 대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전혀 없었다. 몽족인들 또한 영어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이 시청 회의실에서 몽족인 대표는 몽족의 언어로 시장은 영어로 이야기하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한다. 


결국 몽족 갱단 (gangster)도 나와 80년대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결국 주변의 큰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이 떠나면서 지금은 6000명 정도가 머물고 있다. 그래도 작은 도시인 머세드에 6000명이면 단일 인종으로 결코 작은 숫자는 아니다.  클린트 이스트 우드 (Clint Eastwood)가, 2008년에 감독 제작한 영화 그랜토리노 (Gran Torino)에 이 몽족의 갱단과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미국도 외국인들의 수용 및 융합에 대한 시각과 방법론이 많이 발달하였다. 머세드에서 몽족인들의 문화를 미국의 문화 틀 안에서 지켜나가게끔 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시도되고 정착되어 왔다.  그중 흥미로운 프로그램 중 하나는  2009년에 머세드에 있는 메디컬 센터에서 몽족 Shamans (무당들)에게  세균론 (Germ Theory)  백신 (Vaccines )  의사의 처방전을 필요로 하는 약  (Prescription Drugs)에 대해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래 그림 속의 여인들은 대부분 몽족 무당들이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이들은 몽족 공동체에서 존경받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위에 언급한 책을 보면 이들에 대한 몽족인들의 신뢰가 두터웠음을 알 수 있다. 이교육을 마치고 자격증을 받은 몽족 무당들은 같은 몽족인들에게 기독교의 성직자들과 같은 수준으로 환자들을 대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 한국도 큰 병원에 보면 환자들이 종교적 활동을 할 수 있게끔 장소를 제공해 주는데 몽족의 샤머니즘적인 종교 활동도 가능하게 되었다고 이해된다. 


Source: California Healthcare Foundation Home page


 2014년에는 최초로  몽족인 Paul Lo 가 여기 고등법원 판사가 되는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2, 3대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머세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몽족인들의 정착의 역사로 인해 머세드가 작은 도시인데도 아시안, 타이음식이나, 동남아 음식점이 많은 편이다. 


미국도 외국인과의 융합하는 정책에 있어 많은 오류와 시도를 겪은 것 같다. 그리고 시대가 바뀜에 따라 더 나은 방법론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여기 몽족인들의 정착에서도 보인다. 이건 한국에도 결국 닥쳐올 문제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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