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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아 May 04. 2023

머세드  vs. 메르세드 (ft. 조지 마이클)

언제가 잡지 표지에 잘생긴 외국 연예인 얼굴이 나오고 George Michael이라고 적혀 있었다. 무심히 게오르그 미카엘이라고 읽었다. 그리고 누구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데 '아! 조지 마이클'하고 소리를 지른 적이 있었죠. 흔히 유럽식 vs. 미국식 발음의 차이! 유럽이 워낙 다양한 나라와 언어가 있으니 아마 스페인식 발음과 비교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 


내가 사는 Merced. 스페인 발음으로는 메르세드이다. 자비라는 뜻이다. 이 단어의 복수형은. Mercedes (메르세데스)이고  흔히 여성의 이름으로 많이 쓰이고 우아함을 뜻한다고 한다.  무엇이 생각나는지요? 그렇지요! 고급차 브랜드이죠. 이 브랜드의 원래 이름은 '다임러'였다. 에밀 엘리넥이란 사람이 이 차로 자동차 경주에서 우승하였다. 그 후 그는 회사에게 자신의 딸의 이름을 따라 차 브랜드 명을 메르세데스라 바꾸어 달라고 요구하였다. 다임러가 이를 수용한 후 이 차가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다임러/메르세데스가 벤츠랑 합병하면서 오늘날의  메르세데스 벤츠가 되었다. 


 Merced가 미국에서 메르세드보다는 머세드에 가깝게 발음되는 것은 아마 er이 '어~r'로 보통 소리 내기 때문일 것 같다. 내가 90년대 미국에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내 한국 이름을 발음하는 것이 힘드니 클래스 메이트들이 나를 부르는 것을 꺼려하는 같았다.  당연히 대화의 기회도 생기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이름은 부르라고 있는 것이다. 어느 집단에서 불리지 않은 이름, 그건 그 사람의 존재가 무시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그래서 나도 내  세례명인 Veronica (베로니카)라고 불러 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것도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Call me Veronica'라고 하면 좀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한 번은 종이에 써서 '이게 내 이름이다' 했더니 '오! 버라~니까' 하는 게 아닌가!  분석을 해 보니 ro에 엑센트가 가서 앞의 Ve의 e가 약하게 발음을 하게 되는 원리였던 것이었다. 그래서 베가 아니 '버'(짧게), '라'는 강하고 길게 발음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나도 흉내 내서 그렇게 발음하였더니 다음부터는 확실히 반응이 좋았다. 


그래도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이다 보니 그래도 부정확한 언어 사용에 대해 관대한 면도 있다. 예전 한국인 유학생들 사이에 돌던 유머 중에 미국에 와서 계란프라이를 주문하는데 노른자를 익히지 말라는 말 (Sunny-Side Up)을 몰라 'Don't kill yellow'라고 했는데 제대로 알아듣고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왔었다. 


아주 오래된 노래 중에  '너는 토마토라고 하고 나는 토메이토라고 하지. 너는 포타토라고 하고 나는 포테이토라고 하고. 너는 이더 (either)하고 하고 나는 아이더라고 하고... 하지만 신경 쓰지 마.' 란 노래가 있다. 무엇이든 자신 있게 이야기하면 어느 정도 통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hY7fZHE_QFA


한 때 제 허파에 바람을 들게 하였던 조지 마이클의 노래도 듣고 가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hhmj6Gm-6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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