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는 1960년에 미국 작가이 하퍼 리 (Harper Lee)의 쓰인 작품이다. 발간하자마자 인기를 얻었으며 플리처 상 (Pulizer Prize) 수상하였다. 그리고 1962년에 영화화되었다. 현재도 미국 중고등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많이 읽히는 책이다. 성경책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란 말도 있다. 반면에 어떤 주에서는 흑인을 비하하는 용어가 쓰였다고 해서 금지되기도 하였다.
작가 하퍼 리 (Harper lee)는 비행사의 예약 담당 직원이었다고 한다. 이미 이전에 장편 소설을 발표했었기는 했지만, 근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 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하퍼리의 글 솜씨는 아끼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에게 1년 치 월급을 모아서 주고 일하지 말고 글만 쓰라고 했을 정도라고 한다. 그녀는 1957년에 이 작품의 Draft를 썼지만, 출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하여 판단을 받아, 2년여에 걸친 수정을 작업을 걸쳐 최종본을 출판한다. 이 소설의 구성과 작중 캐릭터들은 그녀가 10살일 때(1936년 ) 그녀의 고향인 앨라바마(Alabama)의 몬로빌 (Monroeville)에서의 경험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한다. 그 후 그녀는 소설을 거의 쓰지 못했다. 그녀는 첫 번째 소설이 워낙 빅히트를 친 관계로 다음 글을 쓰기가 어렵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제목에 대하여
이 소설의 제목 To kill a mocking bird (앵무새 죽이기)에서 원래 mocking bird는 앵무새가 아니라 지바뀌류의 새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처음에 앵무새로 번역이 되어 출간이 되었고 그렇게 굳어져 회자되었기 때문에 나중에 바꾸기가 애매했다고 한다. 이 제목에 대한 의미를 주인공의 옆집에 사는 모디 아줌마가 이렇게 설명하여 준다.
" mocking bird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뭘 따 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 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
여기서 mocking bird는 흔히 순수성 또는 결백함 (innocence)를 의미하기도 하고 사회적 맥락에서 사회적 약자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에서 흑인 톰과, 부과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mocking bird (좌)와 스카우트 (우) (영화에서)
어린 소녀의 성장기
이 소설은 스카우트라는 꼬마 소녀의 6살부터 8살까지의 추억을 나이가 들어 회상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소설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에는 이 작품의 화자인 스카우트 (Scout: 본명은 Jean Louis Finch) , 그녀의 오빠 젬 (Jem: Jeremy이 약자), 그리고 그의 옆집에 여름방학을 지내려 오는 친구 딜 (Dill)과 함께하는 어린 날의 추억과 1930년대 앨라배마의 작은 마을(메이콤: Maycomb)의 정경이 잘 드러나 있다. 마치 어린 소녀의 성장 소설 같기도 하다. 스카우트는 남자아이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고 싸움도 잘한다. 스커트보다는 오버올을 늘 입고 다니는 아이이다. 시대적 배경은 1930년대 후반 미국의 대공황시대이다.
그런 작은 마을에는 흉가가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이 마을에는 그 집이 부 래들리 (Boo; Arthur Radley가 원래 본명)의 집이다. 부(Boo)는 젊을 적 부모님을 가위로 찌르는 등 정신병력이 있고 이후로 집에서 상당히 오랜 세월 동안 전혀 나오지 않는다. 마을에서는 부가 다람쥐를 먹고 밤에 여기저기 귀신처럼 서성거린다는 소문에 아이들 사이에는 호기심은 점점 커진다. '밤에 그 집에 가서 터치하고 오기'와 같은 그 호기심을 채울 여러 가지 놀이 등을 하며 그 더운 앨라배마의 여름을 보낸다. 누군가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이러한 가운데 끊임없이 이어지는 정서는 스카우트와 잼의 아빠 애티커스 (Atticus Finch)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다.
애티커스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변호사이다. 그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는 것을 최고의 목표가 되고 있다. 중요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애티커스는 조금은 어렵지만 아이들에게 항상 족집게 과외선생님처럼 격언을 해주곤 한다.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할 줄 알고 있어도 어쨌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모습이 용기 있는 모습이란다.' ( it's when you know you're licked before you begin, but you begin anyway and see it through no matter what')
'누군가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야. 그 사람의 살갗 안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어서 걸어 다녀보는 거지.' (You never really understand until you consider things from his point of view... until you climb and walk around in it)
'단 한 가지 다수결의 법칙에 따르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한 사람의 양심이다.' (The one thing aht doesn't abide by majoirity rul is a person's conscinece)'
아빠 에티커스와 스카우트 (좌) 꼬마 삼총사, 젬, 딜 그리고 스카우트 (우) (출처 : 영
백인여성을 강간하였다고 피소된 흑인, 그를 변호하는 아빠
2부가 되면서 분위기는 조금 어두워져 간다. 아빠 애티커스가 강간죄로 기소된 흑인 톰(Tom Robins)을 변호를 맡게 되었다. 그 마을에서 쓰레기장을 뒤져서 살고 있는 밥(Bob: Robert Ewell)은 톰이 그의 딸 메이욜라 (Mayella Euwl)를 강간했다고 고발을 하였다. 밥은 게으르고 아이들을 학교에도 보내지 않는 등, 백인들 사이에서도 경원시되고 있었다. 남북 전쟁에 져서 어쩔 수 없이 흑인노예를 해방시켜야 했던 남부에서는 당시까지도 흑인은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고 주로 백인들 집에 가정부나 커튼 농사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살아왔다. 그 당시 백인들은 흑인들을 죽이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었다고 한다. 이 작품 속에서도 톰(Tom)이 재판을 받기 전날 백인의 무리들이 톰을 죽이러 감옥으로 몰려 가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흑인을 변호하는 것은 조롱거리를 자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애티커스는. 흑인에 대한 차별이 심한 남부의 한 지식인으로 고민과 자신의 무기력에 지치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아빠가 되고 싶다며 외부의 압박에 의연히 대처한다.
재판날 애티커스는 톰(Tom)은 범행을 저지르지 않고 메이욜라와 밥(Bob)이 짜고 거짓증언을 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증명하고 변호하였으나 결국은 배심원들의 판정은 유죄로 결정 난다. 톰(Tom)이 흑인이고 밥(Bob)이 백인이므로 이미 예상되었던 것이었다. 매우 절망하는 젬에게 모디아줌마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 어차피 아빠가 지게 되어 있었어. 하지만 흑인이 피고인데 배심원들이 논의하는데 매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적이 없었어. 아주 아기걸음 (Baby step)이었지만 한 발짝 앞으로 나간 것이야. 그렇게 역사는 발전하는 것이지'
젬은 이 말이 그다지 와닿지 않아 많이 힘들어한다. 그런데 책의 배경보다 90여 년 후를 살고 있는 나에게는 모디아줌마의 말에 담긴 희망의 결실을 정확히 볼 수 있음이 신기했다. '니그로(Negro)'는 물론 '흑인(black)'이란 말도 잘 안 쓰고, African-American으로 호칭하는 오늘날의 모습을 젬이 타임머신을 타고 와서 볼 수 있다면 좋겠다 라며 안타까웠던 부분이다.
그 후로 모든 일이 끝난 줄 알았는데 밥(Bob)은 에티커스가 자신에게 모욕을 주었다며, 핼러윈 밤에 연극을 끝내고 돌아오는 스카우트와 젬을 칼로 죽이려고 하려고 한다. 이때 부(Boo)가 나타나서 아이들을 구한고 밥(Bob)은 죽게 된다. 이를 수사한 보안관 핵 테이트 (Heck Tate)는 밥(Bob)이 아이들을 공격하다가 자신의 칼에 자신이 찔려 죽은 것으로 결론짔는다. 부(Boo)가 밥(Bob)을 찌른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부(Boo)를 공적으로 기소하면 사회적으로 부(Boo)에 대한 선입견이 심해서, 또 다시 톰(Tom)의 재판과 같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다시 mocking bird 죽이기를 하기 싫은 핵, 죽은 자는 죽은 자로 묻기로 한다.
수미쌍관(?)의 구성
이 책의 뒤로 갈수록 흥미로워지는 면이 있다. 작가가 앞에서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서술하던 앞의 1장에서의 사건이 뒷부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다시 소환된다는 것이다. 첫 장에서 뜬 주인공이었던 부(Boo)가 중간에 사라지더니 마지막에 아이들을 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미친개 때문에 소동이 일어난 적이 있다. 개를 죽이기까지 마을사람들 모두 문을 닫고, 바늘이 하나라도 떨어지면 소리가 엄청 크게 들릴 것 같던 그 조용하고 차갑던 기억을 톰(Tom)의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날에 다시 소환하여 그 분위기를 전달해 준다. 결국 작가의 치밀한 기획과 솜씨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감동하게 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옥희 vs. 스카우트
한번,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라는 소설에서 화자가 어린 옥희가 아니라 시어머니라고 생각해 보라. 전혀 전혀 다른 소설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주요 사건, 톰의 재판은 사실 무거운 주제이다. 그런데 화자를 귀엽고 순진한 여자아이를 내세움으로써, 작가가 하고픈 이야기가 더 쉽게 와닿게 한다. 그리고 그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편견과 인종적 오만에 대해 아이의 눈을 통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 소설의 마지막에 스카우트가 본인을 살려준 부(Boo)를 그의 집까지 데려다주고 난 후, 그 집에서 마을을 바라다본다. 그때 마을의 모습은 이전과는 다르게 보임을 알게 된다. 스카우트는 그렇게 성장해 간다. 스카우트의 시점에서 같이 소설을 읽어내련 간 독자 또한 같이 성장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