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안녕 Oct 12. 2021

기꺼이 속물이 되겠다

세상 그 누구보다 나를 향한 가장 애틋한 마음을 가득 담아 나에게. 



늘 걷던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가는 나를 발견했을 때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다. 1분이라도 빨리 집에 도착해 부동산 강의를 듣고 경제 도서를 읽기 위해 늘 걷던 에스컬레이터를 뛰어오르는 요즘이다. 돈을 벌겠다고, 벌어 내고야 말겠다고, 다짐한 지 어느새 1년이 넘었다. 현재 내 인생 제1의 가치는 돈이며 아래와 같은 목표를 기준으로 모든 일을 분류하고 진행한다. 


첫째,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까. 

둘째,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잘 관리할 수 있을까. 

셋째,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잘 불려서 크게 만들 수 있을까. 

넷째, 어떻게 하면 돈에 얽매이지 않고 돈을 내 발아래 둘 수 있을까. 


회사 일, 친구 또는 지인과의 만남, 여가 시간의 활용까지 어떻게 해서든 연결 고리를 만들려 한다. 어려울 경우엔 이에 도움이 되는 생각과 태도, 습관을 만들 수 있는 일로서라도 치환하려 부단히 노력한다. 완벽하지 않지만 매일매일 노력하고 있다. 스스로 '노력'이라는 단어가 최소한 부끄럽지 않을 만큼 하고 있다. 



세상에 돈이 전부가 아니잖아, 그런데 왜? 


물론 세상에 돈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돈 없이 내가 원하는 만큼의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내집마련을 하지 못한 채 오르는 집값을 바라만 보고, 부자는 나쁜 놈들이라는 도움되지 않는 생각들을 열거하며 살고 싶지 않다. 많이 번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될 수 있었는지 책을 통해 살펴보고, 가능하다면 직접 만나서 물어보고 조언을 구할 것이다. 사람들이 어떤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든 상관하지 않겠다. 내 인생은 지금으로부터 1초도 유예할 수 없을 만큼 간절하고 소중하다. 


부모님은 얼마 전부터 돈, 돈 하는 나를 향해 이렇게 질문하셨다. "우리가 해준 게 부족하다고 느꼈니"


엄청난 충격이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실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일이기 때문이다. 부족함 없이 자랐다. 부끄럽지만 한 번도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 못난 나에게 부모님은 학자금을 대주셨다. 직장인으로 살아가면서 1년에 천만 원가량 되는 학비를 준비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된 후, 그것에 대한 감사함과 저릿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왜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을 받지 않았을까. 뭐가 좋다고 대학가 뒷골목에서 그렇게도 술을 마셨던 걸까. 돌이켜 보면 장학금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마도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학금이 없어도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런 안일한 생각으로 대학생활을 보낸 것이다. 초등학교 때 보내주신 피아노 학원도 마찬가지다. 피아노는 제대로 치지 않고 열심히 공기놀이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정말 사력을 다해 피아노를 쳤더라면 지금 그 감각이 어느 정도는 남겨져 있을 텐데, 시간과 돈을 허투루 낭비한 시간이 참으로 아쉬울 따름이다. 


부모님은 차고 넘치게 해 주셨다. 내가 과연 그런 걸 받을 자격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부모님은 부모님의 인생이 있고, 나는 내 인생이 있다. 이런 말을 하기에 독립도 하지 못한 나의 상황이 역시 또한 부끄럽지만 말이다. 어쨌든 내가 돈을 벌고 싶은 건 부모님과는 별개의 일이다. 


나는 나로서, 남은 내 인생을 그 누구에게도 민폐 끼치지 않고, 머릿속에 그리고 상상으로 꿈꾸는 부를 얻고 싶고, 반드시 이룰 것이다. 



10년 후의 나에게 쓰는 편지 


안녕, 김안녕. 

나이가 한층 더 들었구나. 

운동은 좀 더 열심히 해야겠어. 


서울시 용산구 30평대 아파트에서 사는 기분은 어때? 

네가 그렇게나 바랐던 건데 


좋아하던 커피와 택시도 모두 끊고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강의를 듣고 책을 읽고 

스스로의 멱살을 잡아끌어 공부하고 

속물이라는 질타를 받아가며 

인생에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고리타분한 조언을 씹어 삼키며 

여기까지 잘 왔어. 


지금부터가 또 다른 시작일 거야. 

이제는 진짜로 네가 원하는 걸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돈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의 원리도 알았으니 

여기서 다시 0원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너는 무엇이든지 다 이룰 수 있어.  


언제나 너를 응원해. 

세상 그 누구보다 너를 향한 가장 애틋한 마음을 가-득 담아 너에게.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매달 ( )원의 배당 수익을 얻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